남선우 < OECD 가입 준비사무소 참사관 >

경제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전방위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는 투자와 무역의 자유화를 양대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경합성 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라던가 경쟁정책을 수렴화하는
노력 등이 가시화됐고 최근에는 규제개혁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이
논의중이다.

규제개혁은 관세 쿼타 등 국경에서의 무역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그동안의 자유무역조치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이는 시장개방의 질적심화정도를 나타내는 시장경합성, 자유무역질서
창달의 핵심과제인 경쟁정책과 함께 무역장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각종
국내 제도 시장구조 정부활동을 변화시켜 실질적으로 경제의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세계는 변하고 있으며 OECD국가도 함께
변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10년동안 OECD국가는 대내외 경제적 쇼크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OECD국가들에 대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중이다.

OECD로부터 가입초청을 받은 우리 입장에서는 규제개혁에 곧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OECD가 그동안 규제실태를 연구분석한 결과 생산부문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높은 구조적 실업의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가 규제개혁으로 반경쟁적이고 비생산적인 규제를 줄임으로써
큰 사회적 부담없이 경제적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물가상승없이
지속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공급과 수요를 촉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맥락에서 OECD는 수년동안 규제개혁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연구해 왔으며 다수의 OECD국가들도 80년대 중반부터 규제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OECD는 야심적인 계획을 갖고 규제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는 곳은 일부이며 회원국 대부분은 아직도 실업율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규제개혁을 주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규제개혁의 목표는 경제성장 효율성 제고 기술혁신 소비자 이익증진
국제무역과 투자 촉진, 정부의 효율성 제고에 있다.

규제에 대한 공익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이 있는 것이다.

OECD규제개혁 추진전략은 첫째 효율과 혁신을 위한 시장유인을 촉진하는
데 있다.

이는 시장 진.출입장벽 가격통제와 기타 경쟁제한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략에는 민영화와 경쟁정책의 실시가 포함된다.

둘째 계속 존치가 불가피한 규제에 대한 비용절감과 그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공익을 보호할 목적으로 의도된 면허와 허가는 투자결정의 지연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투자감축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에대한
규제개혁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규제관리를 체계화하고 집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당초 목적에 맞지 않거나 비용이 편익을 넘어서는 규제들을 꾸준히
발굴해 철폐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OECD국가들은 이같은 배경에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 집단의 자문과
규제영향평가(RIA)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따라 OECD 공공관리위원회에서는 지난 5월말 회원국에 대한 규제개혁
권장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RIA도입과 규제환경에 관한 국제
비교지수 개발가능성을 토의했다.

또 무역위원회에서는 지난 7월에 규제개혁을 경쟁정책 무역정책 및
상호인정 등과 연계시켜 광범위하게 토론했다.

이 토론에서는 국내 규제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증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제품기준에 대한 국제적 조화와 국가간 상호인정협정
체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또 OECD가 회원구의 규제개혁을 검토한 뒤 회원국에 대한 규제개혁을
권고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개혁합의와 국내 규제개혁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회원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개선을 목표를 하는 OECD에서의 규제개혁
논의는 상품 서비스교역의 증진과 투자의 확대를 위해 세계시장을
무차별적인 완전경쟁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각국의 서로 다른 관행 행정 법제도 등을 감안할 때 규제개혁
논의가 가까운 시일내에 새로운 국제경제 무역규범으로 규율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각국 규제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국제비교지표 등이 개발될
경우 새로운 무역라운드의 주요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OECD 규제개혁 논의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국규제 개혁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OECD규제개혁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도 OECD규제개혁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세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난 30여년간의 압축 성장기간동안 배태됐던 각 부문의
경직성과 경쟁저해 요인을 제거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의식구조를
선진화시켜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흐름과 경제질서 형성을 주도하는
OECD에 가입하는 참뜻이 있다고 하겠다.

끝으로 규제개혁은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의 참여와
창의를 극대화함으로써 사회전체의 복리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