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림 <무공 방콕무역관장>


오늘날 세계 경제및 무역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 나타난 침체현상은 그 원인과 대책을 찾기가 어렵다는데
각국 정책 입안자들의 고층이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부진과 경제난,그리고 우리의 수출부진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때 예외가 아니다.

오늘의 문제에 대한 진단은 세계적인 산업의 재편에서 부터 시작하여
다국화, 협력화로 이어지므로 그 원인을 찾는것은 물론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가 손쉽지 않다.

전체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그 많은 중소기업이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도록하는 비결은 따라서 70, 80년대 같은 단순 처방으로는
어렵다.

시대 상황의 변화에 맞는 발상 전환및 유관기관간의 협의에 의한
공동 지원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의 국내 중소기업 문제는 물론 국내가 아닌 해외진출에서 찾아야
한다.

그 이유는 오늘의 불황문제를 단순히 저임금국과의 가격경쟁을 높임으로써
해결할수 없기 때문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새로운 상기회의 개발과 범 세계적인 마켓팅 채널의
다변화, 그리고 외국에 대한 비교우위를 찾아 활용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중소제조업체중 개도국에 대한 기술 이전 문제를 알고 있는 곳은
많다.

그러나 고도기술의 도입이 외국 업체간의 분업 생산에 의해 자연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곳은 상상외로 적다.

따라서 해외 제조업체를 무조건 우리의 경쟁자로 오해하여 모처럼의
좋은 면담의 기회를 놓치며 수입상과의 상담만을 중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해외시장의 여건 변화와 상관습상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환경을 둘러싼 오늘의 복잡한 문제들을 제한적인 인력과 재원을
가진 정부차원의 지원으로 풀어갈 수는 없다.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기업에게 해외 기업과의 협력방법을 가르치고
가득액이 높은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자율
메카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그간 하청 생산에 안주해온 우리 중소기업들의 입장은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기에는 정보력과 자본능력면에서 여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산업구조의 고도화 재편과 중소기업의 자체 마켓팅 능력 개발은
제조업체 사장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와 많은 시간과 경비, 노력을 필요로
하므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중화학 중심으로 이뤄졌고 양질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미국등 선진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고품질
제품 개발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협력 파트너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시기적인 때가 늦은 감을 없지않으나 양적 성장에서 질 중심의
수출로 전략을 전환한다면 경쟁력을 회생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5년간의 세계무역및 산업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은 기술 우위 선진국들의 개발 수입과 마켓팅의 다국화 현상이다.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은 최근 그들의 기술을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제공하고 저가의 제품을 생산해 이를 다국적 기업 통해 저가로
판매하는 전략을 전개해왔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국가의 브랜드를 부착한 개도국 산제품을
손쉽게 발견할수 있다.

오늘의 문제는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등 저가품만의 대량 생산 기지가
전세계적으로 늘어 수입 시장은 이러한 현상에 반비례해 줄어가는데
있다.

특히 문제를 어렵게 하는 것은 해외 마켓팅 경험이 적은 중소기업중
이러한 시대조류의 변화를 예견치 못하고 저가 생산으로 후퇴함으로써
결국 자멸을 앞당기는 업체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국경의 의미가 퇴색돼가는 오늘의 상황 아래서는 대량 거래 중심에서
소량거래로 그방법을 전환해야 한다.

유통혁명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에서 유통망이 점차 대형화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유럽등지에서는 아예 점포와 상품 보관창고를 필요치
않은 인터넷 통신판매가 보편화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별나게도 소량 거래에 약하다.

소량 거래의 장점은 새로운 상 기회 개발에 극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고객의 수요 동향 파악이 손쉬워 시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여 줄 뿐 아니라 불황에 대한 탄력성과 상품의 제값 받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소량 거래를 정착시키려면 견품 및 휴대용 소량 물품에 대한 통관절차의
간소화, 공항 항만의 면세지역 확대, 그리고 우편 제도의 획기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는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및 관광산업의 희생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의 수출지원 정책은 전업종에 대한 총체적 지원과 경쟁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어왔다.

이로 인해 기업의 자율성이 약화되어 불황시 정부 지원 요청이 관례화
되어 왔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도록하려면
미래 전략분야와 사양화 업종을 분류, 그 지원 방식을 달리하고 관련
기관의 지원 기능도 세계화와 자율화를 목표로한 연구개발에 모아져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해외 각지에서 당면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타국과의 경쟁이 아닌 우리 기업간의 상호협력이다.

그간 협력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사유는 미래에 대비한 고객의 만족보다는
단기적인 자사의 목표달성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로 나눠 가져도 좋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제품 고급화를 위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데 인색했던 점이 그 직.간접 원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상 기회의 개발은 마치 어부에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아서 처음에는 실효가 적은 것 같으나 종국적으로는
거액의 계약보다 큰 파급 효과를 갖는다.

오늘의 세계는 혼자의 힘으로 살기가 어렵다.

대기업들도 마케팅 면에서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 개발
상품의 경우에도 해외 기업들과의 공동 생산을 보편화하고 있고
제품개발때 소비자들과의 대화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윈도우 95의 제품 개발은 80%가 고객의 피드백(Feedback)에
의해 이뤄어 졌다"고 최근 빌 게이츠는 말한바 있다.

고객과의 대화와 협력을 소중히 생각하고 자기 발전의 기회로 이용하는
좋은 사례이다.

이같은 정책방향도 문제해결책이 될수 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문제의 해결은 외적인 요인 못지않게 우리
기업인들의 의식 전환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리는 매사에 성급하며 정성이 부족하다.

첫 거래에 큰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마치 아편을 먹는 것과 같이
다음 거래를 중단시킬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이윤보다 좋은 제품 생산에 정성을 다하고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럴때 그간 약화되었던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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