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들의 국내공략은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지난 9월말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은행은 모두 49개.

이들 은행이 국내에 거느리고 있는 점포는 지점 69개와 사무소 25개 등
총 94개에 달한다.

지난 67년 외국은행으로선 국내에 처음 진출한 미국계 씨티은행을 비롯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뱅커스트러스트, 도쿄미쓰비시, 파리바, 엥도수에즈,
홍콩상하이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은행들이 국내은행들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외국은행들의 국내진출은 내년부터 국내은행에 대한 지분참여가 허용되고
98년말부터 현지법인설립이 자유화되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제는 외국은행들의 양적증가에 있는게 아니다.

아무리 많은 수의 외국은행이 들어오더라도 국내은행들이 이에 대응할
능력만 갖추고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은행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25개 국내 일반은행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32%에 불과했다.

반면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은 1.17%에 달했다.

똑같이 1만원을 갖고 장사를 하지만 국내은행들은 32원밖에 벌지 못하는데
비해 외은지점들은 4배나 많은 117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은행들의 수익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다.

각종 생산성지표도 마찬가지다.

국내은행의 종업원 1인당 업무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900만원과
790만원이었던데 비해 외은지점들은 각각 1억4,600만원과 8,800만원으로
월등히 많았다.

외국은행들이 국내은행산업의 완전개방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내고 있는 은행은
씨티은행을 비롯한 미국계 은행들이다.

지난해 미국계 25개점포들은 총 1,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4%로 외국은행국내지점 평균(1.17%)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어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계 1.50% <>일본계 0.68% <>프랑스계 0.45%
순이다.

은행별로는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씨티은행이 단연
독보적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한일은행(805억원)의 절반을 넘는 479억4,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저력을 과시했다.

이어 홍콩상하이은행이 153억2,000만원의 순익을 냈으며 <>올해 체이스
맨해튼은행과 합병한 케미컬은행이 142억원 <>미국계 BOA 93억7,000만원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은행 89억원 <>일본계 도쿄은행 86억5,000만원
순이었다.

외국은행들은 이런 성과에 힘입어 앞으로 국내업무를 크게 강화할
움직임이다.

씨티은행이 올해안에 10번째지점을 신설할 계획인 것을 비롯 홍콩상하이
은행은 지난 7월부터 씨티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소매금융을 시작했다.

다른 은행들도 역외금융이나 은행간 외화대여업무위주에서 탈피,
노하우를 가진 도매금융 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은행산업개방을 계기로 국내은행과 외국은행간 한판 승부는
불가피하게 됐으며 그 결과에 따라 국내은행산업의 재편속도도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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