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 확정됐다.

경제논리보다는 다소 정치적 의도에서 출발된 일이긴 했으나 이제 그
결과로 우리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게 됐다.

한편으론 선진국에 걸맞는 시장개방과 제도개선의 압력을 받게 됐고 또
다른 쪽에선 높아진 위상으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게 됐다.

OECD 가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우리경제엔 어떤 부담과 효과를 가져
오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지를 전문가 좌담을 통해 긴급 진단했다.

좌담회에는 김인철 성균관대교수, 유태호 대우경제연구소상무, 배이동
전경련이사와 현정택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이 참석했다.

< 정리 = 박영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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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교수 =우리가 아무리 OECD가입을 원한다고 해도 OECD이사회가
가입초청을 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가 우리를 인정했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비준동의안의 우리 국회 통과여부에 따라 OECD가입이 결정되는데
결국 우리가 가입여부를 최종 선택하는 셈이어서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 배이동이사 =OECD가입으로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 및 국민의식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가 촉진될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지고 대내적으로도 우리경제의 기본틀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유태호상무 =동감입니다.

아직 국회비준등의 절차가 남아있으나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OECD
정회원국이 됐습니다.

이제 OECD가입으로 우리나라는 경제제도의 선진화와 각종 국제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쌍무적 차원에서 선진국으로부터의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금융환경변화에 따라 상업차관 해외증권발행등 국내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화될 것입니다.


<> 현정택국장 =지난 1년반의 가입협의 과정에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제도와 정책의 현재및 미래에 대해 집중 검토를 받았습니다.

UR협상이 국부적인 검사였다면 이번은 정신의 건전성까지 포함하는 종합
검진이었던 셈이지요.

따라서 가입초청 결정은 우리가 지난 30여년간의 경제성장기반위에서
그동안 정치.사회민주화및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선진국 모임에 낄
수 있는 최소한의 실력과 발전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인정했다
고 볼 수 있습니다.

OECD가입을 통해 경제운용방식이나 규제완화등을 선진화,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이번 결정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 김교수 =그동안 예정대로 올해중에 OECD가입을 관철해야 한다는 정부측
주장과 가입시기를 2~3년 늦추자는 반대주장이 팽팽히 맞서왔던 것이 사실
입니다.

정부는 가입후 얻게되는 이점을 크게 강조했고 가입불가 또는 가입연기론을
편 사람들은 개도국지원 부담이나 시장개방에 따른 우리 경제의 경쟁력
약화등을 들었지요.

따라서 국회비준안 통과를 남겨놓고 관련 내용을 면밀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물론 찬반론은 얼핏 서로 다른 궤도를 달리는 듯한 양상이지만 속사정을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장래를 걱정한다는 점에서 노선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 배이사 =정부와 산업계는 그동안 OECD가입을 대비, 많은 산업부문에서
무역자유화및 외국인투자 자유화등 개방수준을 높여왔지만 OECD가입을
계기로 산업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부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도 개방업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종은 직.간접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금융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이 취약해 국내 금융부문이 외국기업에
대부분 장악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통신서비스산업의 경우 국내업체들의 기반조성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국적 기업의 출현은 국내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입니다.

또 건설업도 거의 모든 부문이 개방돼 외국 건설사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또 OECD는 한국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업종전문화 정책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보조금 삭감과 고유업종보장 폐지를 주장한 바
있어 산업정책 전반에서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 현국장 =OECD가입과 관련해서 "이득은 추상적이고 부담은 구체적"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익이 구체적인 반면 부담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리스크"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OECD에 가입하면 먼저 국내 금융 조세 환경 노동 여성고용 소비자보호등
각종 분야의 국내제도를 선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국가신인도가 높아져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차입비용을 낮출 수 있어요.

실제 올 상반기부터 뉴욕 런던등 주요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계 금융상품
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함께 아르헨티나등 OECD회원국에 대한 차등우대책이 있는 나라에서도
활동하기가 쉽겠지요.

회원국들사이에 이뤄지는 새로운 경제질서 형성 논의에 참여, 사전대응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음은 물론입니다.

가장 쟁점이 돼 온 금융.투자분야의 개방계획은 우리 여건에 맞게 5~6년간
단계 시행토록 하고 있어 적응시간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 유상무 =무엇보다 국내금융시장의 개방화가 급진전돼 경쟁이 격화되고
금융산업의 개편이 급속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금융개방에 따른 외자유입으로 원화가 장기적으로 절상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경제의 높은 잠재성장률과 대내외간의 금리차등을 감안할때 외자
유입에 따른 원화절상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금리면에서는 경기나 자본자유화 추진정도에 따라 국제금리수준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단기성 자금의 유출입, 규제완화등은 환율 금리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입니다.

국내경제가 안정적인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급속한 자본자유화가 진전되는
경우 핫머니등의 유출입이 빈번해지고 이는 국내금융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하여 일시에 금융시장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멕시코가 그 단적인 예입니다.


<> 김교수 =그렇지만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우리기업이 OECD회원국의
지위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득이겠지요.

북한에 의해 한반도에 긴장감이 조성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선진국 친구들
이 필요합니다.

우리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처한 이때 경제력이 나은 나라들과 손잡고 문제
를 해결해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수 있겠지요.


<> 배이사 =그러나 OECD가입에 따라 우리나라는 회원국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이행에 따른 경제적 부담 역시 적지않을 것입니다.

OECD회원국이라는 사실만으로 국제협상에서 주도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적인 목적이 없을 경우 우리의 국익을 반영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OECD가입이후 그동안 개도국으로서 누려왔던 각종 혜택의 감소와
후발개도국에 대한 공적 개발원조(ODA)등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게 생기게
됩니다.

또 선진국들이 우리의 OECD가입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유상무 =금융지표의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의 부담도 적지않을 것입니다.

국내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한데다 환율.금리에 대한 예측력과 위험관리
체계가 미비한 상태여서 이에 대한 대책이 급선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OECD가입으로 국내 금융환경은 빠르게 재편될 것입니다.

정부의 금융부문 자율화 계획에 따라 은행 증권 보험의 고유업무에 대한
벽이 궁극적으로 허물어지게 돼 금융기관의 파산등 적잖은 부작용이 예상
됩니다.

원칙적으로 금융기관간 고유업무가 없어지게 되면 경쟁이 그만큼 격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외국의 대형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에 따른 국내금융기관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금융산업의 규제완화를
통한 자율과 경쟁 유도는 정부의 각종 정책수단이 축소됨을 의미합니다.

금리 환율등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큰 금융지표에 대한 정부의 조정역할이
무력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개방과 경쟁격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금융기관의
부실운영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리스크관리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커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자율화와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감독기능의 대폭적인
강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 배이사 =이제부터 본격화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경제의 여건
개선 노력과 함께 수용노력을 키워 나기기 위한 과감한 발상전환이 요구
됩니다.

재정 통화 환율 금리등 이들 정책간의 연계운용을 통해 단기자본의 급격한
변화방지와 해외자본의 생산적 부문으로의 유입유도가 요구됩니다.

특히 안정적인 거시경제운영을 위한 정책조합(Policy Mix)등 정책수단을
개발하고 이를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 유상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시장이 개방되어 외국자본이 급속히
유입되거나 유출되더라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않는 경제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또 안정적인 경제기반을 구축키 위해선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체질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일관되고 투명한 경제안정화정책을
유지해 정부정책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기업도 경영혁신을 통한 경영효율화에 대한 노력뿐 아니라 금융시장을
통한 자원배분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해야 합니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신용등급제고노력, 자금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글로벌 자금체계구조, 환율.금리에 대한 예측력 제고나 위험관리체계
구축등이 시급히 선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 현국장 =OECD가입에 대한 찬반논의는 우리의 정책기조를 개방과 국제화
로 할것이냐, 폐쇄와 보수로 유지할 것이냐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나 다른나라의 예를 볼때 세계화 국제화로 나가는
것이 결국 성공을 가져다 줬습니다.

OECD가입은 우리 경제사회 발전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정표로서의 의미를 갖습니다.


<> 김교수 =OECD가입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은 국민들의 골깊은 정부불신
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입이후에 정책을 추진할 때는 이 점이 반드시 감안돼야 할 것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위기나 국가 중대사태의 원인을 따져 보면 거의
대부분이 정부의 국민 기만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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