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천공장 사진 동호회인 LG포커스 (Focus)회는 비록 LG포커스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140명의 회원수와 100여회에 걸친 출사, 그리고
해마다 특색있는 이벤트 회원전을 가진 기록들이 결코 녹슬지 않은
기량들을 보여준다.

매번 출사 때마다 회원 전원이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일단 한번 LG포커스와 동행을 하면 다음 출사 때엔 어김없이 그 얼굴이
보이는 자연을 찍지만 사우애로써 현상하고 사랑을 인화지에 담는
매력적인 모임이다.

또한 전문인들 처럼 세련되고 능숙한 솜씨는 아니지만 출사때의
분위기는 언제나 화기애애하며 따뜻하기만 하다.

나름대로 사진을 제대로 찍는다고 폼은 잡지만 단체사진은 누가 찍어도
엉망이며 빈 카메라 72판 찍기, 단체사진 필름 행방불명, 어렵게 만나
대모델 (연예인) 찍고나서 잘나왔나 하고 카케라 뚜껑 열어보기 등
헤프닝도 많다.

중국영화 취권을 보고 배운건지 술을 마셔야 작품이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맨 정신으로는 세상이 아름답게 안보이기 때문이란다.

매 출사때마다 카메라 없이 맨몸으로 참가한 사람도 많은데 취중에
무엇을 아름답게 찍었는지 마음속의 필름을 꺼내 현상해 볼일이다.

그런면서도 LG화학 사진 공모전에서 큰 상이라면 거의 LG포커스가
휩쓸었다.

지금까지 8번 실시한 사보 창간 기념공모전에서 입상작품 과반수 이상이
모두 LG포커스의 몫이었다.

이렇듯 사진을 잘 찍는 회원도 있고 아직도 적정 노출이 뭔지도 모르는
회원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똑같은 위치에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밀어주고 당겨주는 모습으로 서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습들은 예술같기도 하고 삶 그 자체 같기도 한 사각으로
된 한장의 사진속에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