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경영".

인성물산 김석한사장(45)의 경영론이다.

김사장은 창업이래 지금까지 10년간 자칭 보스경영으로 파일(인조모피)
사업을 일궈왔다.

이를통해 연평균 200% 정도의 매출신장세를 유지해 왔다.

사업 첫해인 87년 250만달러였던 수출실적이 올해 8,0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불황이 어떤건지 체감한 적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김사장이 강조하는 보스경영이란 "중소기업 단계에선 하나에서 열까지
오너가 철저히 챙겨야 한다"는 이론이다.

모든 업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원료 및 생산공정에서부터 관리부문까지 훤하다.

때문에 종업원들은 업무상 한치의 허점도 허용되지 않는다.

공과 사가 분명하고 업무상 잘못에 대해선 "조인트"를 깔 정도이다.

이때문에 면도칼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한없이 약한" 점 역시 그의 경영스타일이다.

10년동안 딱 한차례 어려웠던 시기가 사업 초창기.

환편기 6대로 출발하면서 10여개 대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외국산 기계를 쓰던 대기업들과 국산기계만을 사용하던 자사간의 품질
기술 경쟁은 3년만에 인성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바로 보스경영의 강공책이 주효했던 셈이다.

경쟁업체들은 대부분 부도나거나 폐업해 이제 3개 정도만 남아 있다.

인성은 10년만에 파일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최강자가
됐다.

경기 양주공장과 중국 청도공장(청도인성인조모피유한공사)에서 연간
하이파일 800만야드, 보아파일 600만야드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종업원도 1,000여명에 이른다.

93년부터 총 2,000만달러를 단독투자한 청도공장은 부지 3만5,000평
건평 1만5,000평으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이다.

인조모피 수출국도 동남아를 비롯 5대양 6대주에 널리 퍼져 있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천연모피 배척운동이 거셀수록 더 잘 팔려 나간다.

이 인조모피는 "친칠라" 상표로 팔려 모피의류 완구 자동차시트커버
가먼트용 등으로 사용된다.

김사장은 가먼트수출업체인 기림등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경영밑천을
쌓았다고 회고한다.

중소기업에서 생산 관리 무역등 모든 업무를 해본 것이 큰재산이 됐다.

"내실에 바탕한 보스경영이야 말로 중소기업 경영의 요체"임을 깨달은
셈이다.

내실경영의 결과 인성은 어떤 난관에도 끄덕없을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
됐다.

주거래은행인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93년부터 신용도 만점업체로 선정,
100억원 정도는 담보없이 끌어쓸수 있을 정도다.

이것이 청도공장 건립의 밑바탕이 됐다.

세금도 충실히 납부해 지난 3월 조세의 날에는 재정경제원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청도공장은 최근 산동성내 800여개 외자기업중 내실경영 1위업체로
선정돼 "최우수선진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 외자기업들이 현지공장에 본사인원을 소수 배치하는데 비해
인성은 부사장급을 포함, 30여명을 상근시켜 철저한 관리를 했던 것이다.

김사장은 직원들에게 사훈인 "우신"을 강조하곤 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바이어들의 욕구에 부응키 위해선 항상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이다.

오는 6일은 창업한지 10년째 되는 날.

1억달러 수출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그는 경영방식도 바꿀 생각이다.

사내 컴퓨터전산망이 구축된 지금 보스경영에서 "조직경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경영자는 업무전반에 걸쳐 밝아야 하고 관리 감독에 철저해야
한다"고 김사장은 강조한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