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페트로코리아 대표>


우리나라는 하루 약200만 배럴의 원유를 소비하는 세계6대 석유
소비국이며, 전량을 수입하는 세계 5대 석유수입국이다.

게다가 원유자급률이 1%선인 현재 석유수급구조는 석유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한 극히 취약한 상태다.

이러한 구조에서 석유위기가 발생되어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우리의
경제와 안보는 상상을 초월하는 난국에 처할수 있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비상유의 비축과 함께 거의 모두 30% 이상의
원유자급률을 확보-유지하고 있다.

정부도 석유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확보하고자 원유자급률을 1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책정하고 지난10여년간 수천억원의 국가자금을
지원해 왔으나, 원유자급률은 현재 1%선에 머물고 있다.

10%선의 자급률을 위해서는 현재의 10배이상의 국가지원자금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로 정부의 입지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하지만 심층분석해보면 원유자급률 확보실적이 부진한 근본요인은
국가자금지원제도의 틀이 잘못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지원제도를 목표지향적으로 개선하면 현재의 국가지원자금으로도
원유자급률을 10%선으로 끌어올릴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현행 국가자금지원제도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이로인해 개발원유확보율(국가지원액에 대한 개발원유확보량)과
국가자금의 효용도는 극대화가 아니라 반대로 극소화되는 방향으로
유도됨으로써 원유자급률은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면서 국가지원자금은
소모되어 왔다.

첫째 개발원유확보율에 관계없이,즉 국가목표의 달성에 대한 기여도에
관계없이 국가자금이 지원되었다.

둘째 개발원유확보율도 낮고 확보도 보장될수 없는 탐사사업쪽으로
편중되게 우대지원되었다.

셋째 융자금감면제도는 목표지향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실패에 대한 면책장치로 오용 또는 악용되어 성공가능성을 실제보다 훨씬
높게 예측하고 그에따라 다수의 불량사업들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도록
유도함으로써 탐사사업들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넷째 개발원유확보율이 높은 기발견 유전사업들에 대한 지원이
취약하거나 미비되어 있으며, 개발사업 및 생산유전 참여사업에 대한
현행지원제도에 있어서도 개발원유확보율에 관계없이 국가자금이 지원돼온
탓에 개발원유확보율은 낮지만 자금과 외국사의 기술에 의존하며 손쉽게
추진할수 있는 기개발생산유전의 지분매입방식이 선호되도록 유도됐다.

다섯째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핵심역할을 담당할수 있는
회수증진 파이럴사업과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지원제도가 마비되어 있다.

여섯째 조사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너무 취약하다.

따라서 현재의 국가지원 자금으로 원유의 자급률을 10%선으로 끌어올려
위기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자금 지원제도를 기본적으로
개발 원유확보율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

즉 자급률목표를 향해 공정한 경쟁과 지원이 이루어질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또 탐사사업에 대해서는 융자금감면제도를 폐지하여 일반융자제도로
전환하고 사업자간의 차등을 폐지하며,탐사성공률이 15% 이상으로
평가되는 사업에 국한하여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또 최소 10%선의 원유자급률에 도달되는 시점까지는 탐사사업들에
대한 국가자금 지원액의 합계는 국가지원자금 예산총액의 20%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기발견유전사업에 대해서는 지원대상사업에 개발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기발견유전사업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즉 1차회수개발사업, 회수증진(2차 및 3차회수)개발사업, 확장개발사업,
시설확장 및 보수를 통한 증산사업, 기개발생산유전의 매입등을 지원대상에
포함시키고 개발원유확보율을 기준으로 융자비율을 차등화해야 한다.

회수증진 파이럴 사업의 경우는 상업성이 입증된 기술을 이용한 파이럴
사업들로 국한하여 지원하고 융자비율은 탐사 사업의 경우와 동등하게 할
필요가 있다.

조사사업에 대한 보조확대가 어렵다면 조사사업비를 융자로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겻이다.

기술개발사업도 우선 전략기술을 설정하고 전략기술의 개발자금을
보조 및 융자를 통해 지원해 줘야한다.

이러한 모든 사업들에 대해 사업당 보조 및 융자액의 상한선을 설정하여
해당예산이 특정사업만을 위해 소진되지 않도록 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유전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

국가자금 지원제도가 이같은 방향으로 개선돼 목표지향적이고 공정한
경쟁의 틀이 마련되면 사업해 볼 맛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다.

또 사업자들로서도 창의력을 발동시켜 개발원유확보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묘책들을 창출할 것이어서 사업발굴도 경쟁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럴 경우 원유자급률은 순조롭게 목표선으로 끌어 올려져서 석유공급
위기에 대한 국가의 대응능력이 확보될 것이며 무역수지도 그만큼 개선돼
국가경제력도 강화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