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의 이충규 욕사이.빈 도로건설공사 현장소장(43)은 지난 8월말
본사에서 현장소장으로 부임해왔다.

본사 해외사업본부에서 해외송출인력업무를 보면서 해외건설현장 인력수급
문제를 전담했던 경우와 비교하면 완전히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처음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대하고 황당한 느낌을 가졌던 것은 취재진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이소장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비쳤다.

"현장파악을 해보니 사실 힘든 것은 열악한 자연환경이나 시설이 아니라
현지의 이상한 제도와 관행"이라고 이소장은 털어 놓았다.

자존심이 강한데다 사회주의를 수십년하던 사람들이 개혁과 개방을 내세워
변화의 물결을 타고는 있지만 근본은 별로 바뀌지 않아 외국인에 대한
배척심이 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도 손발이 맞지않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공사현장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우리 근로자들과 현지인들의 안전
문제가 으뜸이고 다음으로는 사기문제라고 한다.

"베트남에서도 시골인 이 곳은 우리 전방부대나 마찬가지로 돈이 있어도
쓸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위성TV였는데 여기 행정관청이 파라볼라안테나를
못달게 해서 그것도 안됐습니다"

이소장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말만은 하고 싶다며 해외진출인력에 대한
당국의 배려를 강조했다.

"해외진출인력이 중동특수때 본국인력급여의 3배를 받았다면 지금은
2배정도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하루 14시간 일하고 친구 잃고 친척들간에 소외당하면서
받는 피같은 돈 아닙니까.

그런데 해외송출인력에 대한 세금혜택을 없애는 조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올 1월부터 적용된 해외송출인력에 대한 이같은 조치로 인한 사기저하는
결국 우리업체들의 경쟁력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이소장은
간곡하게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