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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가 ''고임금''
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다는데
절반이상이 공감했다.

또 임금수준이 기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데도 10명중 7명(69.1%)이
수긍했다.

하지만 자신이 받는 임금은 생산성이나 능력에 비해 낮다는게 태반이었다.

나는 적게 받는데 남이 많이 받는다는 ''네탓현상''이 임금문제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고비용구조가 해소돼야 하고 그러려면 임금이 낮아져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내 월급엔 손대지 말라''는 이기주의가 그대로 드러났다.

다만 연봉제나 총액임금제에 대해선 예상외로 찬성하는 사람이 많아
임금체계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로자와 주부 등 국민들이 임금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사했다.

이번 설문조사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성인 남녀 783명이 참여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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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 임금수준 ]]]

우리나라근로자들의 임금수준에 대한 평가에서 전체 국민의 54.4%가
임금수준이 높다는 점에는 일단 동의했다.

하지만 "임금이 높아 수출경쟁력에 지장을 초래한다"(22.6%)는 의견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수출경쟁력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31.8%)는
견해가 많았다.

임금수준이 "적당하다"는 응답은 29.7%였으며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도
15.9%나 됐다.

우리국민들은 고임금구조라는 측면에서는 기업이나 정부와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드러낸 셈이다.

기업 임원(42.0%)과 학생(38.6%) 계층에서 고임금이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는 견해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였다.

반면 전문자유직(40.0%)과 사무직(36.6%)은 고임금이기는 하지만 경쟁력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고 응답했다.

생산.판매서비스직(33.3%)과 주부(32.4%)층에서는 "적당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봉급생활자들의 경우 대기업 사원은 임금수준이 높은 편이나 경쟁력에
장애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42.2%)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사원과 공무원은 각각 36.9%, 34.5%가 "적당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국민들은 우리경제의 고비용구조를 심화시키는 가장 심각한 요인
(복수응답)으로 과소비(66.8%)를 지목했다.

이어 높은 땅값(30.7%) 고금리(29.4%) 고물류비(27.8%) 과도한 규제
(16.8%) 등을 지적했다.

고임금이라는 견해는 27.8%였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임금문제의 심각성과는 달리
일반국민들은 자신의 소득수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임금문제에
대해 상당히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임금이 "심각하다"는 의견은 50대이상(33.1%)의 고연령층, 전문자유직
(47.6%)과 기업 임원(40.0%) 계층에서 비교적 높았다.

사무직(23.0%)과 주부(23.1%)층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기업 임원의 경우 고임금과 고금리(각각 40.0%)를 가장 심각하다고
언급, 기업 경영의 애로사항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신의 임금수준 ]]]

봉급생활자만을 대상으로 자신의 능력이나 생산성을 고려할 경우 현재의
임금수준은 어떻다고 보는지를 물은 질문에 대해 "적당한 수준"(47.0%)
이라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낮은 수준"이라는 견해도 44.2%에 달했다.

"높은 수준"이라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비교적 임금이 후한 대기업 사원의 경우 자신의 임금이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12.1%)이 비교적 많았으나 공무원은 50.5%가 낮은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자 봉급생활자의 경우 "적당하다"(44.2%)는 응답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
(46.2%)이라는 의견이 더 많아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자신의 임금에 불만을
더 나타냈다.

또 월평균소득수준이 2백1만~3백만원, 3백1만원이상인 고소득층의 경우에도
각각 40.4%, 33.4%가 자신의 임금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생활의 여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지는 않지만
여유있는 생활이 어렵다"(46.4%)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절약을 하면 약간의 여유는 있다"(39.1%)는 응답도 높은 편이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는 의견은 7.8%에 불과했으나 기업 임원(20.0%)
학생(18.2%) 자영업자(15.1%) 계층에서는 비교적 높았다.

한편 "전체수입이 생활비 충당에 크게 모자라지는 않지만 여유는 없다"라는
응답은 월소득 3백만원이상의 고소득층에서도 30.1%나 됐다.

"턱없이 모자란다"는 응답도 4.3%였다.

이는 고소득층의 높은 소비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타회사 사람과 비교했을 때의 임금수준에 대해서는
"비슷하다"(53.4%)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으나 "적게 받는다"는 응답도
33.7%에 달했다.

반면 "많이 받는다"는 의견은 12.9%에 불과했다.

대기업 사원의 경우 "많이 받는다"는 응답은 17.9%로 중소기업 사원(11.9%)
공무원(8.0%)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중소기업 사원은 "비슷하다"(60.5%)는 견해를 보였으며 공무원은 주로
"적게 받는다"(50.5%)고 응답했다.

한편 임금수준이 낮은 생산직.판매서비스직에서는 "비슷하다"(57.1%)는
응답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봉급수준이 높은 기업 임원의 경우 "적게
받는다"(53.4%)는 의견이 절반을 웃돌았다.

이는 기업 임원의 상당수가 우리경제의 폐해로 고임금을 지목하고서도
정작 자신의 임금수준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월소득 2백10만~3백만원인 계층도 42.9%가 남들보다 적게 받는다고 답했다.

이같은 설문결과는 임금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절대적인 임금수준과
함께 상대적인 불만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 국민들 개개인은 고임금이 우리경제의 병폐라는데는 인식을 같이하면서
도 자신의 임금에 대해서는 불만인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물가를 고려한 임금인상에 대해서는 "지난 10년동안 오히려 떨어졌거나"
(62.7%)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오히려 떨어졌다"는 응답이 20대가 57.1%인데
비해 30대(61.3%) 40대(64.7%) 50대이상(71.2%)으로 갈수록 높았다.

반면 물가상승보다 임금이 많이 올랐다는 의견은 농림어업(15.9%) 자영업자
(15.4%)들 사이에 많아 직업별로는 비봉급생활자에게서 체감임금상승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임금총액 동결 ]]]

대기업의 임금총액 동결에 대해서는 찬성(32.2%)보다는 반대(55.8%)가
더 많았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총액동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근로자에게만 부담을 주는 조치로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어서 향후 이의
실시에 진통이 예상된다.

다만 기업경영자나 임원층에서만은 반대(33.3%)보다는 찬성(66.7%)이
더 많아 다른 직업종사자와는 꽤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한편 "임금동결 대신 인원감축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우리국민의 67.5%가 "감원보다는 임금동결"을 택하겠다고
응답했다.

공무원(77.0%)과 중소기업 사원(65.1%)은 감원보다 임금동결을 선택하겠다
고 응답한 반면 대기업 사원의 경우 50.4%가 감원을 택하겠다고 응답해
대조를 보였다.

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내년도 근로자의 임금을 동결하는 문제에
대해선 대체로 반대가 많았으나 "조건부 찬성"이 38.6%로 가장 많았다.

조건부 찬성자들의 임금동결 전제조건은 "물가안정"(60.3%)을 가장 우선시
했고 "세제 주택및 복지대책 마련"(19.5%) "고금리 고물류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7.3%) 등도 함께 지적했다.

봉급생활자 중에서는 특히 대기업 사원들에게서 "조건부 찬성"(47.9%)이
많았다.

"현수준의 임금인상이 기업에 어느정도 부담이 되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10명중 7명이 "크게 혹은 약간 부담이 될 것"(69.1%)이라고
답했다.

현재의 고임금구조가 우리경제에 많든 적든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에는
국민들의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기업 임원(1백%) 농림어업(92.6%) 사무직
(74.3%)에서 특히 높았다.

봉급생활자 사이에서는 대기업 사원의 75.2%, 중소기업 사원과 공무원의
경우는 각각 63.8%와 76.7%가 기업의 임금부담을 인정했다.

연령별로는 40대의 73.1%가 임금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인정했으며 20대
(67.0%) 30대(70.1%) 50대(66.5%)에서도 상당수가 이를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연봉제 ]]]

종래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가 아닌 개인의 능력중시형 임금제도인
연봉제에 대해 우리 국민은 반대(29.1%)보다는 찬성(70.9%)이 압도적이었다.

봉급생활자의 경우에도 반대(28.0%)보다 찬성(82.0%)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봉제 실시 기업 사원들의 연봉제 실시에 대한 찬성률(82.0%)이
비실시기업(69.9%)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연봉제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능력이 많은 사람이 봉급을 많이 받아
능력발휘를 위한 동기부여가 가능한 점"(80.1%)을 들었다.

이외에도 "상사와의 면담을 통해 의사소통이 활발해져서"(15.3%) "돈을
많이 주고라도 우수인재스카우트가 가능해서"(2.7%) "급여항목 단순화로
임금관리가 간소화돼서"(1.8%) 연봉제가 좋다고 응답했다.

연봉제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보수가 업적중심으로 돼 결과에만 집착"
(22.4%)하게 되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고 "동료간의 불필요한 경쟁심 유발로
팀워크를 해치거나"(22.4%) "연봉제에 필요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 미비"
(21.9%) "연봉액 동결및 삭감시 사기저하"(11.0%) 등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연봉제 실시후 자신의 연봉에 대해서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
(53.5%)이라는 의견이 전체 설문대상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도 40.7%나 됐다.

연봉이 현재의 임금수준보다 많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은 여자(34.1%)보다는
남자(43.3%)에게서 더 높았다.

또 대기업 사원(52.9%)이 중소기업 사원(40.3%)이나 공무원(25.0%)보다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각종 수당을 통폐합하는 등 임금체계를 단순화하는 총액임금제도에
대해서도 찬성(50.5%)이 반대(49.5%)보다 조금 많았다.

총액임금제에 찬성하는 비율은 30대(54.2%) 사무직(56.9%) 공무원(69.0%)
월소득 1백50만원이하의 저소득층(55.4%)에서 비교적 높았다.

[[[ 명예퇴직 ]]]

경기침체 타개책의 일환으로 일부 기업들이 적극 권장하고 있는 명예퇴직
제도에 대해서는 찬성(48.0%)보다 반대(52.0%)의견이 더 많았다.

50대이상 고연령층의 경우 63.1%가 반대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봉급생활자들의 경우 찬성(54.5%)이 반대(45.5%)보다 오히려
많았다.

특히 대기업사원과 공무원은 각각 61.2%와 63.2%가 찬성을 표시했으며
중소기업사원만이 55.3%의 반대를 보였다.

명예퇴직제 찬성자의 46.5%는 그 실시 범위에 대해 "50세 이상"이 적합하다
고 응답해 소극적인 범위내에서 명예퇴직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나이와 관계없이"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21.1%에 달했다.

최근의 실례를 들어 봉급생활자들에게 조기퇴직제가 실시될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더 있겠다"(51.1%)와 "그만 두겠다"(48.9%)는
응답이 거의 반반으로 조사됐다.

"더 있겠다"는 의견은 50세 이상(58.7%)의 고연령층, 전문자유직(56.4%)
에서 많았으며 "그만 두겠다"는 의견은 20대(53.8%), 공무원(56.4%)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 정리=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