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신세대작가 시마다 마사히코 (34.도전아산)가 8월말
내한, 서울 영풍문고에서 "독자들과의 대화", 교보문고에서 소설가
송경아씨와 "한일 신세대작가 대담"을 잇따라 가졌다.

"한국의 문학 열기가 이처럼 높은 줄 몰랐습니다.

일본에선 아무리 큰 서점이라도 독자와의 대화를 따로 마련하는
경우가 없어요.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입니다"

시마다 마사히코는 개인의 자유로운 삶에 방해가 되는 기존 가치체계를
통렬하게 비판함으로써 일본문단에서 "반체제작가"로 불리는 자유주의자.

"작가와 문학의 역할은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거죠.

인간의 본래 모습과 순수한 마음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저는 자연과 환경,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진리의 참모습을 찾고자 합니다"

한국작가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그는 "김지하씨의 고백록 "모로 누운
돌부처"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고 이문열 신경숙씨도 좋아한다"면서
"장정일씨와는 둘도 없는 친구"라고 말했다.

"문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적 무역"과 같아서 한일 문학인간에도
폭넓은 교류와 연대의식이 싹트고 있습니다.

한국을 자주 방문해 공동의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고 싶군요"

불특정 다수보다 소수의 독자들을 위해 소설을 쓴다는 그는 최근
유행하는 PC통신의 "인터넷문학"에 대해 "표현의 제약이나 저적권문제 등
한계가 많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같다"고 평했다.

일본의 경제성장기인 62년에 태어난 그는 할리우드문화를 접하며 자랐고
도쿄외국어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대학 4년때인 83년 "부드러운 좌익을 위한 회유곡"으로 등단한뒤
"나는 모조인간" "미확인 비행물체" "드림 메신저" "몽유왕국을 위한
음악" 등 문제작을 발표했다.

최근 성애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다룬 "피안선생의 사랑" (원제
"피안선생", 민음사 간)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에로티시즘은 식생활과 마찬가지로 삶의 기본 요소죠.

성애는 서로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출간한 "피안선생의 침실철학"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그는 현재 4편의 소설을 동시 집필하고 있다.

중학생의 일기를 소재로 한 "거듭나는 풋내기"와 미스터리물 "내란의
예감", 자살하는 사람의 심리를 다룬 "환락사의 오페라", 도시근교를
무대로 한 사소설 "아이를 살려라" 등이 그것.

그는 소설가뿐만 아니라 연극.오페라 연출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