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자원과 막강한 잠재 구매력"

중남미를 유망 투자지역으로 부상시키고 있는 양대 무기다.

이런 중남미의 진가는 최근까지도 고인플레이션과 사회불안 등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각종 경제개혁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이런 장애가 걷히고
있다.

현재 중남미각국이 실시하고 있는 경제개혁의 핵심은 인플레 억제 등
경제안정을 통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이를 위해 중남미 각국은 <>민영화 <>제도 간소화 <>경제규제 완화
<>시장개방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 등의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0년대는 이런 개혁정책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실험기"였다.

브라질의 첫 민선 대통령 사르네이는 86년 2월 임금과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는 "크루자두"계획을 도입했다.

그러나 무역적자 누증, 재정적자 확대 등 경제불균형만 불러 일으킨채
그해 11월 중도하차했다.

그후 인플레는 걷잡을수 없이 뛰기 시작해 86년 59%에서 3년후에는
1천8백62%, 93년에는 2천7백8%까지 급등했다.

이런 살인적인 인플레를 잡기 시작한 대통령은 이타마르 프랑코.

프랑코 대통령은 94년 7월 미달러화에 신통화 레알화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이른바 레알플랜을 실시, 물가안정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멕시코의 고인플레 처방책은 "경제단결협약"이었다.

지난 87년 델라 마드리드 대통령이 창안한 이 제도는 정부와 기업가,
노동자, 농민조합이 협상을 통해 물가및 임금수준을 동결하거나 적정수준
으로 묶어두는 정기협약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경제개혁이 시작된 것은 첫 민선정부는 알폰신행정부때
부터다.

알폰신 정권은 "정부지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케인즈
이론에만 매달렸다.

인플레나 외채, 재정적자 등의 변수들은 완전히 무시했다.

그 결과 84년 인플레는 6백88%까지 치솟았다.

하는수 없이 그 이듬해 궤도를 수정, 임금및 가격통제(아우스트랄 계획)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실패했다.

사회세력간 경제적 이해충돌을 막아내지 못한 탓이었다.

인플레는 상승행진을 지속하면서 89년 4천9백23%를 기록했다.

혼란속에 등장한 메넴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중에서도 까발로 경제장관의 정책은하이라이트였다.

그는 91년 3월 달러당 1만 아우스트랄화의 고정환율을 도입했다.

그해 4월에는 태환법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자유롭게 외국통화를 사고팔수 있게 된 것이다.

까발로는 정치적인 이유로 최근 경제장관에서 물러났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아르헨티나 경제안정의 일등공신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개혁정책에는 규제완화도 따랐다.

항만관리업(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우루과이), 트럭운송업
(아르헨티나, 멕시코), 해상운송산업(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인프라스트럭처의 핵심인 운수산업의 규제완화가 앞장을 섰다.

외자유치를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개정도 뒤를 이었다.

금융부문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리규제완화, 직접신용할당제
철폐, 법정준비요건 간소화가 이뤄졌다.

본격적인 공기업의 민영화시대도 개막됐다.

그 뒤에는 유자유치가 그림자처럼따라 붙었다.

중남미 각국은 외자규제를 늦추고 자본시장을 정비하는 등 각종 투자
인센티브 확대에 열을 올렸다.

이런 조치들이 어울어지면서 중남미 경제는 자연히 수출확대등 자유무역
쪽으로 기울어갔다.

중남미 무역자유화의 물꼬를튼 것은 칠레였다.

70년대말 칠레에서 시작된 경제개방화 바람은 83년 코스타리카로 옮겨간뒤
85년에는 볼리비아와 멕시코까지 불어닥쳤다.

이어 90년대들어서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 중남미 전역으로 퍼졌다.

주요내용은 <>수입쿼터제철폐 등 비관세장벽의 관세화 <>평균관세 인하
<>관세체계의 단순화 <>수출세철폐 등이었다.

특히 수입관세는 80년대 중반평균 50%이상이었으나 최근에는 20%를 밑돌고
있다.

중남미 각국의 관세부과율도 어느정도 평준화됐다.

볼리비아는 최고 10%의 관세율을 적용해 가장 낮은 관세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들도 10-35%수준이다.

이런 경제개혁 노력은 90년대들어 결실일 맺기 시작했다.

중남미 각국의 경제성장율은 일제히 상승곡선으로 돌아섰다.

지난 85-89년 연 평균 1.5%에 그치던 중남미 지역의 평균 경제성장율은
90년대들어 3.5%까지 올라갔다.

95년에는 4.6%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상승무드를 탔다.

페소화사태의 여파로 경제붕괴위기까지 갔던 멕시코와 경제침체에 시달린
아르헨티나만이 예외였다.

이들 양국은 0.6%성장이라는 정체상태를 보였다.

중남미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나라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3두마차.

칠레는 꾸준한 개방정책과 경제안정을 바탕으로 89-95년동안 평균 6.9%의
고성장을 지속하여 왔다.

페루도 정치사회적 안정이 이뤄지면서 93년-95년 동안 평균 8.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중남미 경제번영의 배경에는 선진국 경제 회복과 세계무역량 확대,
중남미 효자수출품인 원자재의 국제가격 상승등이 있었다.

이런 국제경제환경의 순풍을 타고 국내투자도 꾸준히 늘어갔다.

그 결과 90년대 중남미 경제의 얼굴은 80년대와는 전혀 딴판으로 변했다.

"부채와 고인플레의 천국" 중남미는 이제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변신했다.

중남미 경제의 최대걸림돌로 지적되던 멕시코 페소화사태도 선진국과
국제금융기관의 도움과 수출 호조로 치유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중남미 전체 GDP의 40%를 차지하는 브라질 경제가 안정세를
되찾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