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공동화가 일본에 이어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등 이른바 "아시아
선진국"의 공통문제로 확산되면서 각국이 신공업촉진책등 산업공동화 대책
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들 국가는 최근 경제성장에 따른 임금및 지가급등으로 제조업이 중국 및
동남아시아등 저임금국가로 급속히 빠져나가자 공업단지를 새로 조성하고 특
별 예산을 책정하는등 "제조업 유치작전"에 부심하고 있다.

홍콩정부는 29일 국내외 하이테크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이언스파크
"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정부는 중국대륙과 연결되는 구룡반도를사이언스 파크 후보지로 선정,
빠르면 내년에 착공한 뒤 2000년대초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홍콩 정부는 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고용창출 <>홍콩기업의기술고도화 측
면지원 <>중국진출 공장과의 제휴강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홍콩은 80년대이후 제조업체들이 싼 임금을 찾아중국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무역및 금융서비스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최근 홍콩정부는 "어느정도의 공업능력이 기초되지 않으면 서비스
분야의 신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아래 2차산업 유치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분업을 통해 산업공동화의 피해를 막자는 "지역화(Regiona
lization)"전략에 착수했다.

이는 "제조업의 저임국가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전략으로
제조업 환경이 좋은 이웃 나라에 대규모 공업단지를 건설하되 본사 기능은
싱가포르에 유치, 공장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운다는 내용이다.

싱가포르는 이 계획의 하나로 지난 5월중순 베트남 호치민시 근교에 "베트
남 싱가포르 인더스트리얼 파크"를 개장했다.

중국소주와 인도 방글로르에도 비슷한 대규모 공업단지를 건설중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94년 해외제조업 투자액(17억싱가포르달러)이 국내제조업
투자액(14억싱가포르달러)을 추월한 이후 대외투자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
다.

대만도 최근 지나친 대중진출로 국내산업기반이 휘청이고 있다고 판단, 대
중투자 억제쪽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등휘총통은 최근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급증으로 대만 산업이 공동화와
경쟁력 약화 위기에 처했다"며 대만기업의 본토투자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대만 정부는 대만기업의 대중투자 상한선을 높이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

또 대만 최대업체인 포모사 플라스틱은 30억 달러규모의 대중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등 기업들도 대중투자 자진억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엔고 사태이후 일본기업들의 해외이전 러시로 심각한 산업공동화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예산안에 올회계연도보다
7배나 많은 2백77억엔의 산업공동화 대책비용을 계상했다.

일본 정부는 이돈으로 새로운 산업창출및 중소기업 육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도 최근 임금급등 등으로 투자매력을 상실, 산업공동화문제가 대두되자
대책마련을 서두르고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