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외곽지역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신도시지역의 전세값은 올해들어
전용면적 25.7평인 국민주택규모를 중심으로 40~80%나 올라 매매가의
70%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상계동이나 목동 등 시내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는 전용면적 18평안팎의
소형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가의 80%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몇햇동안 집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됐었는데 전세값이 이렇게 오른
까닭은 무엇일까.

조만간 집값이 다시 뛰지는 않을까.

전세값 안정대책은 있는가.

지난 80년대말 살인적인 부동산투기에 놀란 정부가 주택200만호 건설을
강행함에 따라 일단 집값안정에는 성공했고 최근 주택보급률은 85%를
넘었다.

그런데도 전세값이 오르는 까닭은 집값안정으로 무리한 주택구입이
줄고 젊은층의 아파트선호및 재개발 재건축 붐에 따라 전세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전세값강세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소형아파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집값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대목이다.

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전세값이 매매가의 70%정도 되면 주택자금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유리했다.

비근한 예로 지난 89년말부터 90년상반기중 전세값이 매매가의 70~80%에
이르는 전세파동끝에 매매가가 40%이상 폭등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과거와는 달리 아파트시세를 선도하는 중대형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집값상승 기대심리도
아직까지는 두드러지지 않다.

또한 기업의 운전자금수요가 늘면서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는 점도 부동산투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연말까지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끝나 금리가 안정되고 내년이후
경기침체속에 물가상승이 두드러지면 내년 상반기중에 집값이 한차례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정책당국은 민간 임대주택업자에게 토지수용권을 주고 별도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미분양아파트를 임대아파트로 전환시킬수 있게 하는 등의
임대주택사업 활성화방안을 통해 전세값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유에서 주거로"의 인식전환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며
미분양아파트의 임대아파트전환도 주택건설업체의 부담을 덜어줄지는
모르지만 임대주택사업의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것같지는 않다.

임대주택사업의 활성화에는 집값안정의 지속및 임대사업자 확대가
필수적인데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올해중에 OECD 가입이 이루어지고 금융개방이 가속화되면 내년
하반기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때까지 정책당국은 부동산관련 세제개혁을 추진하고 분양가와 거래가의
격차를 최소화하며 각종 규제를 정비해 주택시장의 시장자율체제로의
이행을 준비해야 하겠다.

집값안정은 주택시장 뿐만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의 개혁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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