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 제7차 국제학술대회가 20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21일까지 계속되며 산업 노사 금융 사회간접자본등
한국경제 전반은 물론 국제경제동향과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첫날 전체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선 윤봉준뉴욕주립대(빙햄톤)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리해고 변형근로제 근로자파견제 도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윤교수의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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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입국을 내세우며 과도한 노동시장규제를 일삼던 서구제국에서도
80년대 영국을 시발지로 하여 프랑스 스웨덴 독일등으로 노조 과보호정책의
종식,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복지축소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보다 국제경쟁력이 훨씬 높은 이들 선진국들이 왜 탈규제에 나서야
하게 되었을까?

과보호.과규제 노동시장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70년대까지 서구는
기술수준의 우위로 경쟁력우위를 유지했으나 90년대들어 본격화된 정보혁명
즉 컴퓨터및 통신기기의 발달로 국제거래의 비용이 감소함으로써 국제간
자본.서비스의 이동, 경제정보전달의 용이성으로 국내시장 개방과 국제시장
경쟁격화가 가속화되어 서구제국도 국내의 경제여건을 재정비하지 않고는
산업이 공동화되는 시대에 왔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정보혁명에 의한 자본.생산요소의 신속한 국제이동에
따른 국경없는 경제(Borderless Economy)증후군을 벗어나지 못함은
물론이다.

국내시장에도 해외기업의 진출이 계속 증대하고 있으며 누차의
소비절약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국내소비자의 수요 역시 고급화 다양화
신상품선호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외시장 할 것없이 제품차별화를 바탕으로 고급제품시장의 고객을
확보해야 기업이 존립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경쟁격화와 더불어 컴퓨터의존 디자인, 빈번한 소비자기호 서베이등의
도입으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짐에 따라 기존산업에서 기업의
진입및 퇴출이 극히 빈번해지고 또 타자기 제조와 같은 전통산업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인터넷접속등의 새로운 산업이 급작스레 나타나는등 기업.산업의
생성.소멸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같이 개방과 국제경쟁의 격화라는 추세에 대응하는 노력이
세계화라고 할때 세계화를 위한 노사관계는 어떻게 재정비되어야
할까? 첫째 노동조합의 집단이기적 행태에 제동을 가하는 경쟁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을 요소로 사용하는 국내생산물시장의 경쟁성
제고이다.

이로인한 생산물공급의 탄력성증대는 투입재로서의 노동수요의 탄력도
증대를 뜻하므로 노조의 높은 임금수준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 노동비용이 상승하는 기업이 시장경쟁에서 낙오되어 도산을 한다면
노조에 의한 무리한 임금상승이 계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기업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산업정책의 종식,
금융.전기.용수.통신.교육.교통등 여러분야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공기업
및 공적운영기관을 민영화하여 국내상품.서비스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탈규제로 노동시장 자체의 경쟁성을 제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경제규제가 특히 심한 부문의 하나가 노동분야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제국의 주종을 이루는 서유럽의 경우를 보면
친노조입법에 의거해 과다책정된 산재보험혜택, 난이한 해고요건, 저수준의
법정근로시간등 기존취업자에 대한 과보호규정으로 노동시장을 극히
경직적으로 운용해왔다.

수량및 가격을 통제하는 과보호가 있을때 시장수급의 교란이 일어나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이론이다.

일단 채용하면 해고하기가 힘들어 기업은 신규고용을 가능한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시적 주문물량증가에 맞추기 위해 기존고용인력의 근로시간증대로
가동률을 높이려해도 근로시간규제로 쉽지않다.

이러니 지난 10년간 서유럽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일자리수도 별로
늘어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한국의 노사관계법규도 과보호.과통제로 특징지워진다.

60~70년대 산업화 초기의 성장극대화 정책에 맞추어 노조활동을 정부가
통제하여 단체행동등에 의한 산업손실을 예방하는 한편 기업에 대해서는
근로감독등으로 노동자의 권익보호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식이다.

이러한 규제는 노사 모두 당사자간의 문제를 정부의 개입 혹은
규제입법의 차원에서 해결하기를 기대하게 함으로써 근대적 노사관계
관행이 정착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전근대적 저임.조립산업, 규격화산업을 위한 근로기준법은 90년대의
국내외환경의 변화에 맞게 개혁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양산업 및 한계기업을 신속히 해체하고 유망산업,
새로운 기업으로 지체없이 대체되어야 한다.

따라서 최근에 논의되는 정리해고 변형근로시간 파견근로 및 파업중
대체근로투입은 모두 이러한 노사관계의 개혁방향에 일치한다고 하겠다.

한편 노동보호법규의 경직성과 과다한 복지비용부담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된 서구제국이 그들의 노동규제를 중진국.후진국에 강요하고 있다.

자국기업의 보호정책으로 이해는 가나 이는 자유무역의 증진, 시장경제
창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서구제국의 장기적 번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OECD가입을 앞두고 노동조합의 일각에서
ILO(국제노동기구) 노사협약수준의 노동보호법 도입을 요구하고 있으니
이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정부방침에 의해 서구식 복지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 점이다.

노조를 위시한 이익집단의 행태가 복지프로그램과 합쳐질때 나타나는
악영향때문이다.

스웨덴 영국 독일 프랑스등 복지국가 원조들이 노동시장 탈규제, 복지국가
탈피를 위해 힘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다.

복지국가정책이 초래하는 경제피폐 과정을 노조 복지수혜층 복지관련
부서의 관료들이 제기하는 이익집단 논리에 현혹됨이 없이 정확히 인식하여
이를 예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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