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어느 백과사전은 "터키탕"이란 항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터키에서 행하고 있는 목욕방법에 대한 명칭으로 로마탕이라고도
한다.

증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욕으로 땀을 내고 나서 몸을 씻는
것이므로 한국의 한증법과 같은 원리"라고 적고 있다.

이같은 목욕방법이 고대에 그리스를 거쳐 로마로 건너갔고 올림피아에선
BC 8세기에 마루밑 난방식이 행해졌었다.

또 이탈리아에선 18세기 말엽부터 증기탕을 시작했는데 통에 작열된
돌을 넣고 여기에 물을 부어 뜨거운 증기가 오르게 해 얇은 천으로
몸을 가린 욕객들이 증기찜을 했다 한다.

우리나라의 한증욕 (또는 발한욕)은 조선왕조 세종4년 (1422) 한증욕이
병을 고치는데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예조에서 조사하라는 지시에서
그 기원을 찾을수 있다.

재래식 한증원의 가열연료는 소나무가지를 사용했고 욕실 중앙 바닥에서
연소시켜 밀폐된 욕실대 공기와 주위의 구조물을 가열시켰었다.

이때 연소를 촉진시키기 위해 지하에 매설된 토관퐁도를 통해 공기를
보냈고 일정한 온도에 달하면 물을 뿌려 불을 끄고 이때 발생한 수증지로
탕내 공기를 가열 가습케했다.

"터키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퇴폐문화의 대 명사처럼 인식하게
됐지만 터키탕과 터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다만 일본에서 2차대전후 칸막이로 밀폐된 객실 한증막에 마사지 걸을
들어보내는 것을 "도루코"탕 (일본식 터키 표현)이라 이름 지은데서
비롯된 것 뿐이다.

그렇게 명명하게된 이유는 알수 없다.

우리나라엔 한국전쟁뒤 도루코탕이 일본에서 유입돼 관광호텔에서
터키탕으로 영업중이었고 지난 7월 터키탕 영업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해서 여성 사회단체 등의 반발을 산적도 있다.

터키탕은 현재 116개업소가 성업중이고 일부 관광호텔은 사우나탕을
터키탕으로 바꾸는 수리작업을 하고 있다니 늘어날 모양이다.

지난 7일 주한터키대사관의 데리야 딩겔테페 대리대사가 터키탕이란
터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명칭 변경을 요구해 관련법규를 고쳐
터키탕을 증기탕이라고 바뀔 것이라 한다.

터키탕의 원조인 일본도 이미 84년에 "도루코"땅을 "소프랜드"로 바꾼
만큼 데리야 딩겔테페대리대사의 요청은 온당한 것이라 할수 있다.

외교관 개인의 노력이 결실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외국에 주재하는
우리 외교관들도 우리 역사나 진실이 주재국내에서 왜곡 됐을 경우
지체없이 여론에 호소하는 활동이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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