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은 없다"

가발 액세서리 봉제산업등.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경공업 업종으로 70년대 우리나라 산업수출의
역꾼들이었지만 임금상승과 동남아 후발국가들의 저임금생산공세에 경쟁력을
잃으면서 사양산업으로 밀려버린 산업이다.

그러나 독자브랜드 개발과 뛰어난 상품개발력,효과적인 해외생산기지
이전으로 사양산업이 아닌 유망산업으로 개척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에게 사양산업이란 말은 없다.

등산용 배낭업체인 세로또레(대표 최무옥).

세로또레 배낭은 국내보다 해외스포츠용품업계에 더잘 알려진 우리 고유의
브랜드이다.

뛰어난 품질과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일본 싱가포르 스페인 프랑스등 세계
9개국에 자체 브랜드로 수출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배낭 한 품목으로 전세계
에 총 550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현지 스포츠용품 백화점과 전국체인점에서 세로또레 브랜드로 120만달러
어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전형적인 내수 중소기업이었던 이회사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게된 것은
90년초 입산금지및 취사금지 조치로 등산용품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부터이다.

최사장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수출로 활로를 찾으면서 이마저도
언젠가는 한계에 부닥친다는 판단에서 세계 정상의 배낭을 목표로 자체
브랜드에 승부를 걸었다.

이를위해 원단에서 디자인까지 자체 개발에 힘을 쏟았다.

이 회사에서는 배낭 하나로 연간 400가지의 샘플을 개발해 낸다.

원단도 격년으로 새로 개발해 낸다.

또 디자이너들을 해외에 견학시켜 국제 패션감각을 익히게 하는등 제품
개발에 매출의 10%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노력은 품질에대한 평가로 이어져 이제는 독자브랜드 수출뿐아니라
OEM 수출주문도 오히려 급증, 최근 베트남에 제2공장을 설립해 생산량을
두배로 늘렸다.

액세서리 업체인 C&S(대표 최영미)는 국내 액세서리업계가 동남아 저임금
생산품에 밀려 수출이 줄어들고있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주문을 제한해서
받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91년 설립된 이회사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액세서리업계에서
독창적이면서도 뛰어난 디자인감각으로 급성장, 올해 수출실적 600만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수출도 제품을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워낙 많아 유통안정을 위해 10개국
에만, 그것도 한 국가에 한회사만 거래 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에 현지 종업원 200명 규모인 공장을 설립했으나 주문량
을 댈수 없어 다시 500명 규모의 공장을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종업원 25명과 함께 한달에도 수백개의 디자인을 개발하는 최영미사장(33)
은 감각이 있는한 불황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테니스 라켓생산업체인 웨이브엑스(대표 유석호)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적인 라켓업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성공했다.

지난해 이회사가 개발한 웨이브 테니스라켓은 라켓 테두리를 웨이브 형태로
고안, 볼의 충격파를 흡수하도록 개발한 제품으로 세계 10개국에 특허를
획득했고 수출에 나서 올해 1,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직원이 5명인 이회사는 생산은 대만에서 OEM으로 주문 제작하고 있고
사업자금은 일본에서 특허를 담보로 대출받아 마련했다.

앞으로도 생산은 해외공장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국내에서는 개발과 마케팅
만 전담하는 다국적 생산체제를 갖출 구상이다.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최대 가발생산업체인 보양산업(대표
강기표)은 가발산업이 국내에서 임금상승으로 사양길에 접어들고 89년
노사분규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생기자 당시 미수교국가였던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성공한 케이스.

하루 생산량 4만5,000개 수준으로 세계 최대규모인 심천공장은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원모 공급으로 오히려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기폭제가 됐다.

뿐만아니라 지난 93년에는 내수시장에서 패션가발 스칼렛을 내놓고 복고풍
가발의 유행을 다시 일으키면서 내수시장에서도 부흥기를 맞고 있다.

< 고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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