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를 두고 쉰세대들은 말한다.

"요즘 젊은 애들은 직장상사를 공경할줄도 모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인화단결도 해쳐.

일하러 다니는건지 놀기 위해 일하는건지 종잡을수 없어.

복장은 또 저게 뭐야.

연예인 뺨치잖아..."

기성세대인 직장상사는 신세대가 자기주장만을 내세운다고 불만이다.

"입사초기에 우리는 달랐어..."도 빠지지 않는 말.

물론 신세대 직장인이 일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정열을 바쳐 일에 몰두하기는 예전보다 덜하지 않다.

다른게 있다면 "재미있게 일한다"는 점.

신세대 직장인이 재미있게 일하기를 추구한다는 건 그들이 직장에서
선호하는 부서를 보면 알수 있다.

예전같으면 기획 자금 구매 인사 등 힘있는 부서가 출세지향적인 사람들이
원하는 부서였다.

신세대들은 그러나 일을 즐기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신난다.

"승진", 그것은 즐기며 살아가는 신세대에겐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다.

그래서 신세대들은 홍보 해외영업 연구 관련부서에 몰린다.

LG증권 홍보실의 박난주씨(25.여)는 "학창시절 "도시인"이라는 TV드라마를
본뒤 대기업 홍보실 사보담당이 재미있을 것 같아 택하게 됐다"며 눈을
반짝인다.

기아그룹 IR팀의 이찬우대리(31)는 "입사동기중에는 비교적 편한 부서를
그만두고 자동차를 파는 영업직원으로 새로 입사하기도 했다"며 신세대의
적극성을 내비쳤다.

자기가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신세대답다.

신입사원들도 예전처럼 시키는대로 일하기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명확한
자기 업무를 갖고자 한다.

여직원들이 커피심부름이나 하고 워드프로세서나 친다는 것은 옛날 일이다.

여직원들도 자신이 전문분야를 맡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직장상사와
업무와 관련된 격렬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또 신세대 직장인들은 관행과 무사안일을 거부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일처리를 해나간다.

주어진 일은 늦게까지 남아서 하거나 집에서도 하지만 남의 일을 맡는
것은 가급적 삼간다.

휴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킨다.

물론 업무시간에도 신세대는 개성을 드러내지 않을수 없다.

자유롭게 대화를 즐기기도 하고 일하는 틈틈이 컴퓨터 바둑을 즐기기도
한다.

인터넷 접속은 빠뜨리지 않는 일과.

재미있는 유머를 발견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그림으로 활력을 얻기도
하지만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은 확실히 끝내기 때문에 일하는 중간중간 자기 볼일도
거리낌없이 한다.

최근에는 회사별로 "집중근무시간제"라는 제도를 도입해 이 시간만큼은
전화를 받지 않고 회의도 열지 않는다.

방문손님 접대 등 모든 잡일은 부장 등 관리자들이 한다.

능률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새로운 제도를
회사는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 정태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