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지난 6월 펴낸 "신경제정책론"이
과천 관가와 재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본래 한부총리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시의 강의내용을
정리, 지난 94년 "경제정책론"이란 이름으로 펴냈다가 올 6월 수정.보완
한 것.

그동안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피부로 느낀 경험이 책의 이곳저곳에서
묻어나는 등 경제정책의 중심을 서민경제와 삶의 질 향상에 두고 있다.

한부총리의 경제철학인 "민간자율"과 "실사구시"정신이 책의 전면에
배어있기도 하다.

한부총리의 9일 취임사 내용은 어쩌면 이책의 핵심골자만을 끄집어
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여서 이책은 앞으로 한부총리 경제정책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부총리는 이 책을 통해 자원배분을 시장기능에 맡겨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는 한편 정부의 각종 규제를 철폐해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종 견지하고 있다.

산업구조정책의 핵심과제로 인력 및 공업입지 문제를 들고 있다.

부동산 투기도 궁극적으로 용지 부족에 원인이 있다며 공업용지나
상업용지, 택지를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경상수지적자를 해소하고 국내금리를 국제금리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저축증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저축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

한부총리의 소외계층에 대한 인식도 확고하다.

중소기업의 발전을 통해서만 균형있는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기상황에 따라 중소기업의 진입.퇴출로 경기조절이 이루어지고
여성 노약자 등의 인력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중시하고 있다.

농업부문도 전업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함께 농지매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환경 교통 인구집중문제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근본적인 지향점은 삶의 질 향상에 있다는 인식에서다.

한편 지방정부의 역할강화를 위해 지자체에 과세자주권을 부여하는
등 지방세제도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나갈지 관심이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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