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를 키우세요"

한국자원연구소 자원활용소재연구부 오중환연구원이 지난 2년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가정에서의 지렁이사육을 적극 권유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정내음식물쓰레기를 오염없이 자연적인 방법으로 줄이자는 목적이다.

오연구원에 따르면 지렁이는 하루에 자기체중(0.4g)의 1~1.5배에
해당하는 유기물을 먹는다.

음식물쓰레기라고 가리는 법이 없다.

먹은 양의 80%정도를 배설하는데 이 배설물은 분갈이용이나 화훼용
밑거름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렁이자체는 가정에서 기르는 새와 물고기의 먹이로, 농촌이라면 닭의
사료로도 훌륭히 쓸 수 있다.

일석다조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악취를 염려할 필요는 없다.

지렁이배설물은 탈취제로도쓰여 예전에는 시골집 찬장의 음식냄새를
없애기 위해 지렁이배설물을 뭉쳐 달아놓기도 했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개미나 파리등도 꼬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가정에서 지렁이를 키우는 일은 비교적 쉽다.

베란다나 지하실등 적당한 공간에 사과상자등으로 만든 사육장을 갖추고
물기를 적당히 뺀 음식물쓰레기를지렁이와 함께 넣어주면 된다.

수분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톱밥등을 함께 넣어주면 좋다.

지렁이는 햇빛을 싫어하기 때문에 안쓰는 수건이나 담요로 덮어주고
온도는 섭씨 15~25도, 습도는 60~80%정도로 유지해주면 된다.

오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2만3000t으로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30%에 해당한다"며 "각 가정에서 지렁이를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경우 쓰레기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