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산업사회의 상징이었던 컨베이어 시스템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것.

대신 "셀(cell)라인" "U자라인" 등 새로운 개념의 생산시스템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생산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공장운영체제도 바뀌고있다.

각 생산라인에 원가개념을 도입한 "라인 소회사제도"도 등장한 것.

"공업화 사회를 선도했던 컨베이어식 생산시스템이 21세기형 첨단
생산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이상원 전자산업진흥회 부회장).

생산현장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지향점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의 전환 <>다능공 육성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하는 것으로는 셀방식이 대표적이다.

지난 90년초 미컴팩사가 시작한 이 방식은 많게는 6명 적게는 3명으로
구성된 소작업단위 "셀"을 기초로한 생산체제.

컨베이어 시스템에선 40~50명의 인원이 한 라인에 달라붙지만 셀 방식에선
서너명이 부품 조립부터 포장까지 작업을 완료한다.

셀방식의 장점은 생산제품의 전환이 쉽다는 데 있다.

컨베이어 시스템은 본래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1913년
미국 포드사에서 고안한 생산체제다.

라인의 길이가 평균 2백m에 이른다.

따라서 한 번 가동하면 많은 부품을 투입해 일정한 물량이상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

소품중 대량생산시대에서는 컨베이어시스템을 따라갈 만한게 없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제품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컨베이어시스템으로는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키 어렵게 된것이다.

그래서 나온게 셀방식이다.

셀방식은 우선 라인의 길이가 짧다.

예컨대 LG전자 구미 TV공장에 설치되 불과하다.

또 셀 라인 세개를 설치했다.

라인마다 서로 다른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주문상황에 따라 생산제품을 신속히 바꿀 수 있다.

"기초 부품들은 가능한한 조립된 상태의 덩어리(모듈)로 투입된다.

따라서 투입되는 모듈을 바꿀 경우 생산제품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LG전자 TV담당 유철곤이사)는 설명이다.

셀방식은 다양한 제품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소니 마쓰시타 NEC등이 최근 이 방식을 이용한 제품 생산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올들어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가 일부 제품에 셀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셀방식과 함께 컨베이어 시스템을 생산현장에서 몰아내고 있는 것은 U자
라인.

생산라인을 일자형이 아닌 U자형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삼성전기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 방식은 소수의 인원이 길이가 짧은
라인에서 일한다는 점에서 셀방식과 비슷하다.

그러나 종업원 수를 최대한 줄이면서 한 사람이 여러 공정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한 사람이 여러 공정을 할 수 있어야 제품의 완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작업자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여러가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이동 공간을 최소화하자는 게 U자 라인을 설치하는 이유다.

셀방식과 U자라인 도입등에 따른 생산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공장운영
체제도 바뀌고 있다.

"라인 소사장제"가 그것이다.

LG전자가 이달초부터 오디오 생산라인 25개에 실시하고 있는 이 체제는
라인에 원가개념을 도입해 라인을 회사처럼 경영하는 제도다.

일본 소니사에서 창안된 이 시스템은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생산목표량을
달성했느냐 여부로 따지는 게 아니라 흑자냐 적자냐로 결정한다.

인력 전기 부품 등 투입된 자원과 아웃 풋(out put)을 비교해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것.

생산원가를 줄이면서 생산성도 높이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한
시스템이다.

물론 이같은 신생산체제가 21세기형 생산방식으로 자리잡을 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 시스템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 변하든 컨베이어 시스템은 조만간 공장에서 사라질
게 확실하다"(이부회장).

소비패턴의 변화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추지 않고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21세기형 생산라인은 궁극적으로 공장내부의 모습을 지금까지와는 크게
다르게 만들 전망이다.

<조주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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