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스퀘어는 하버드 대학촌의 상업 중심지여서 세계 각국 사람들이
공부하러, 또 관광하러 몰려든다.

인근에는 수준급의 여러나라 음식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달리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두 식당이 있다.

그중의 하나는 카레 냄새를 풍기는 "봄베이"라는 인도 식당이고 또 하나는
김치 냄새 풍기는 "신라"라는 한국 식당이다.

봄베이 식당은 2층에 있는데 1층에서부터 카레 냄새가 풍겨온다.

그 냄새가 너무나 심해서 인도 사람들이나 이용하겠거니 하고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의외에도 인도 사람보다는 서양 사람들이 70%쯤 되어
더 많다.

그런데 한 불록 건너 신라 식당에 가보면 김치 냄새는 카레보다 덜한데도
식사하는 손님들은 거의가 한국 사람들이고 서양 사람은 2%도 안되어
보인다.

여기서 나는 중국 일본 것보다는 양념이 강해서 서구화가 어렵다고
생각해왔던 인도와 한국의 음식을 비교해 본 것이다.

카스트제도나 채식주의 등 근대화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인습을 가진
나라 인도의 카레는 국제화에 성공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처럼 국제화를
다짐하고 있건만 우리의 김치는 국제화에 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속단일까.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식사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

국제화를 하려면 우리끼리 보다는 외국 사람과 더 많은 식사의 기회를
가져야 하고,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식당에도 더 많은 외국 사람들이
모여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식성을 양보(?)해서라도 덜 맵고 덜 짜게
우리음식을 개량함으로써 외국인도 자주 먹을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찌개는 한 그릇에 담아 놓고 여럿이 숟가락으로 떠먹지 말고
접시에 각각 따로 덜어 먹도록 식탁 매너도 고쳐야 한다.

특히 LA 등 해외에서 한식당을 경영하는 우리 동포들에게 이런 건의를
드리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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