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이 한창이었던 12년전의 초여름, 현대엔지니어링 산악회는 경기도
가평의 삼악산으로 첫 산행을 떠났다.

아직도 그때의 첫 산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회사동료들과의 첫 산행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무더위와
씨름해가며 가파른 능선을 오르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억때문인 것 같다.

직장생활중에 자신의 취미를 찾아 즐긴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필자도 대학생 시절에는 산을 좋아해서 가끔씩 뜻이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산행에 나서곤 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시간, 교통편,
그리고 동행할 사람들 모두 여의치 못해 거의 산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동호인 모임을 지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일년에
몇차례씩 산행을 할 수있게 됐다.

산악회 초기에는 지금처럼 귀경길이 막히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산정상에서 여러 동료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지어먹는 등 즐거움과 함께
동료들과 어룰리며 얻는 작은 재미가 씁씁했었다.

또 행운권 추첨이니 귀경길 버스 안에서 즉석으로 펼쳐지는 직원들
끼리의 노래자랑과 흥겨운 레크레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1박2일의 산행을 한 경우도 많았었는데 오대산 산행때는 야영을 하면서
밤늦도록 함께 간 임직원들이 한데 어우러져 캠프 파이어를 하고, 어깨를
맞대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또 소백산, 가야산 등을 산행했을 때는 모두
디스코파티에 참석해 엉성한 춤 솜씨를 선보이는 등 오랫동안 기억되는
추억거리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은 귀경길 정체가 워낙 심하고 또 산에서의 취사금지
등으로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산악회가 회사 내에서 제일 인기있는
사내서클로 통하고 있다.

통상 관광버스 두 대 정도의 인원이 참석하고 있고 조금 유명한 산을
산행하는 경우에는 3대가량의 버스가 동원되어야 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초대 회장직을 맡아 고생꽤나 도맡았던 한창성 부장, 그 뒤를 이어
본인과 김종길 부장을 거쳐 지금은 한용건 부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지대 대리와 각 부서의 간사들이 한번의 산행을 계획하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특히, 산을 즐기는 정하오 사장도 직원들과 함께 자주 참석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모임에 참석하는 이임택 부사장 장원갑 부사장
조맹영 상무 오명섭 상무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고정멤버로 얼굴을 내미는
신현진 이사 등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직원가족까지 포함하여 더욱 활성화된 현대엔지니어링
산악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