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는 기업이 근시안적인 경제지상주의에서 탈피해
명분과 인간중심의 리더십, 여백의 경영, 겸손 인내 등 동양적윤리를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경영과 동양적 사고"라는 보고서에서 6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에는 기업활동자체가 미덕이었으나 민주화를 이룬 지금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안팎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이념적 뿌리없이 양적으로만 성장해온데 따른 반작용
으로 정경유착 경제력집중 등 외부적 비판은 물론 기업 내부에서도 기존의
권위적 관리방식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따라서 기업이 무엇보다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 맞는 "명분"과
"의로움"을 추구하는 기업활동을 통해 사회친화.환경친화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인간존중이 미래경영의 핵심 가치관이 될 21세기에는 민주절차에
바탕을 둔 "인간중심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경영자와 종업원, 고객과
사회간에 인간적 공감대가 형성돼 진정한 고객감동의 창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동양적 경영이념의 실례로 "상행위시 인간의 본심에서 벗어나면
안되며 상대방과 상호공존 정신을 갖도록 하라"는 일본 에도시대의 상인
정신과 <>근검절약 <>높은 저축 <>가족에 대한 절대적 의지를 특징으로 하는
화교정신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국제화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을 나타내는 우리
고유의 이념으로 "기업 가족주의"와 같은 전통적 모토를 내세워 극히
합리적이고 타산적인 다국적기업의 문화전략과 차별화된 경쟁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