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세상, 컴퓨토피아 시대가 무르익는다"

휴대형 컴퓨터(노트북 PC) 한 대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자유자재로 끄집어내 보거나 기록해 두는 것은 물론 지구촌 어느 곳과도
교신(대화)이 가능한 시대다.

무거운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자료를 노트북 PC 속에서
검색할 수 있고 서재에 방대한 백과사전을 진열하거나 신문뭉치를 쌓아놓을
필요가 없게 됐다.

PC가 "움직이는 서재"역할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보 비서"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한 장의 디스크에 방대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CD(콤팩트 디스크)롬이나 인터넷 정보망같은
소프트웨어가 있기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 고성능 PC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멀티미디어관련 기술개발 경쟁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PC의 고급화"가
빠른 템포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라이프 사이클 파괴바람이 거세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을 정도다.

PC(개인용 컴퓨터)와 CD(콤팩트 디스크), 롬 드라이브 등 컴퓨터관련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시장 성숙단계 이전에 속속 등장하면서 컴퓨터의
성능이 쉼 없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

국내 PC시장은 586 펜티엄 PC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펜티엄프로 칩을 탑재한 686급 PC가 등장, 고기능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업체들이 고기능 PC 개발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첨단 컴퓨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컴팩 IBM 휴렛팩커드 팩커드벨 에이서 IPC 등
세계적인 PC업체들이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따른 "조건
반사작용"이라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들 거대업체들에 맞서 "안방 시장"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첨단PC
개발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기에 윈도 95 등의 대형 운영체제 등장과 인터넷 붐을 타고 고기능
제품이 자연스럽게 시장의 주류를 형성함에 따라 첨단PC 개발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것.

LG 삼성 삼보 현대 등 국내 PC업체들은 "고급 PC로 국내시장을
장악한다"는 취지로 <>인터넷 접속을 쉽게 한 PC <>멀티미디어 PC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한 쉬운 PC <>통신기능을 대폭 보강한 PC
<>VOD(정보주문형 비디오)를 가능케 하는 PC 등 차세대급 PC제품을 속속
개발, 이미 시장에 내놓았거나 시판을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초보자도 인터넷 등 통신망과의 접속을 매우 쉽게 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심포니 멀티넷"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형상화된 그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 홈이라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소프트웨어를 기본으로 제공, 대화를 하듯 PC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00MHz 급 CPU를 탑재, 국내 개인용 컴퓨터로는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686PC를 시장에 내놓았다.

메인 메모리용량을 256MB까지 확장할 수 있고 초고속 정보전송방식인
"패스트 와이드 스커시2"방식을 채용, 그래픽이나 3차원 입체영상 등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이 회사는 PC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MPEG 디코딩이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기능을 첨가한 보드를 PC내 확장 슬롯에 장착해 셋톱박스
기능을 지원하는 셋톱 PC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원격교육.훈련 PC화상회의기능 외에 전자신문 등의 온라인
DB검색 등이 가능하다.

현대전자는 "노트 캡"이라는 멀티미디어 노트북 PC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배터리 소모시 경고음과 함께 데이터를 하드 디스크에
자동 저장, 시스템이 정지되는 안정성을 갖고 잭을 이용할 경우 TV와
연결해 대형 모니터로 활용할 수도 있게 했다.

삼보컴퓨터는 펜티엄 166MHz 를 기본으로 <>HDD 2GB <>28.8K bps 급
고속 모뎀 <>8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장착한 "드림시스 II" 등을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모두 수용한 이 제품은 화상전화 및 전자칠판
기능을 갖고 있으며 별도 하드웨어 보드가 필요없는 소프트웨어 MPEG
기능을 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