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를 사러 동네 정육점에 가면 어느 가게든 모두 한우만 취급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우에 버금가게 많이 사육되고 도살되는 젖소는 과연 어느
정육점에서 판매하고 소비된단 말인가.

음식점에서 소비되고 있는지, 단체급식하는 곳에서만 소비되고 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시내 어디엘 가도 젖소를 취급한다는 식당이나 정육점은 본 적이
없다.

젖소는 차치하고 그 많이 들여온다는 수입쇠고기인지 뭔지도 소비자들은
분간할 수 없어 한우값으로 그야말로 "정체불명의 한우고기"를 사 먹는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보도에 의하면 한우가격이 마리당 평균 300만원에서
200만원대로 내렸다는데도 소비자가격은 종전과 같으니 정육점이나 유통상의
어디에서인가 지나친 횡포 또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는 정육점에서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일이 없게끔 정부에서 관리를
강력하고도 철저하게 해 주었으면 한다.

함학춘 < 대구 달서구 이곡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