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의는 한나라 문제의 명신이다.

그는 한때 문제에게 소외되어 잠시 양나라 회왕의 태부가된 적이
있다.

당시 한나라는 북방의 흉노족이 자주 변경을 침벙했고 회남왕과
제북왕 등이 모반하여 죽임을 당하는등 몹시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가의는 자주 문제에게 상소문을 올려 정사에 대한 의견을 말했는데
문제는 충신들의 진언을 잘 받아들여 한나라 번영의 기초를 다졌다.

한서 가의의에 의하면 그의 상소문중 "전차복 후차계"라는 유명한
명언이 나온다.

그는 "속담에 말하기를 앞의 수레가 엎어지는 것은 뒤 수레에게
경계가 된다고 일러지고 있다.

진나라는 아주 일찍 멸망했는데 어째서 멸망했는 그 수레바퀴의
자죽을 볼수 있다.

그런데고 그 수레바퀴 자죽을 피하지 않으면 뒤에 오는 수레도 곧
엎어지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우리가 흔히 쓰는 "전철를 밟지 않는다"는 말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현상을 보면 전철을 자주 밟은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가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거나 곧 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F W 니체는 "사람이란 망각하는 동물"이라고 말했지만 망각해도
될 것과 망각해선 안될 것이 있다.

모두 망각해 버린다면 과거에서 배울 것은 하나도 없고 발전이란
바랄수 없는 일이 아닌가.

사뭉백화점 붕괴 참사가 있은지 만1년이 되었다.

사망 (실종포함) 502명, 부상 937명이라면 "미증유"의 충격적 참사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구조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악과 분노가 1년이란 세월속에 희생자와 그 유족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망각해버렸기 때문이라 할까.

한마디로 참사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다는 말이된다.

삼풍 참사후 한때 주춤했던 대형 백화점의 매장 증축은 올들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다.

또 다중이용 시설물에 대한 관리 역시 전문인력 부족과 공직자의
안이한 자세로 형식에 그치는 사례가 곳곳에서 볼수 있다 한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삼풍참사"에 한한 일이 아니다.

성수대교가 붕괴된후 건설중이던 대형 교량이 무너지는가 하면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후에도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강남지역 가스누출
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각오야말로 지금 우리사회가 전개해야할
의식개혁운동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아닐가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