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 삼성보험금융연 선임연구원 >

WOT체제 출범, 그리고 올해 확실시되는 한국의 OECD가입추진 등 범세계적
으로 금융시장의 통합화와 자율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환경도
자본시장 개방과 전면적인 금리자유화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96년은 금리자유화조치 3단계 추진계획이 완료되는 해로서 금리
자유화와 함께 98년도 완료예정인 보험가격 자유화의 단계적 추진으로
생보사의 경영과 관련해 재무상의 건전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 생보사들이 해온 자산관리 중심의 경영방식으로는 금리자유화
및 보험가격 경쟁시대를 맞아 여러 경영관련 리스크들을 제거하고 적정
수준의 투자수익을 올리며 동업 타사들 뿐만아니라 타금융권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금융전반의 공통 리스크뿐만 아니라 생보특유의 리스크에 대한
관리와 이를 통한 경영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종합관리하는 입체적 경영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보험선전국인 미국의경우 지금까지의 생보환경을 살펴보면 60년대의
고수익 안정기를 거쳐 70-80년대 중반의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금리
경쟁이 격화되자 타금융권에 비해 금리변화에 대한 보험상품의 비탄력성
내지는 경직성으로 인해 보험사의 자금이탈현상이 가속화됐다.

이에 보험업계는 금리감응형상품의 판매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했으나
이같은 대응으로 90년을 전후해서 에퀴터블(Equitable)사, 이그제큐티브
(Executive)사 등 주요 보험사들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보험당국은 그동안 보험사업의 독특한 리스크들에 대한 특별한
고려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해왔던 최저책임준비금규정 이외에 보험사의
리스크수준에 기초한 자기자본규제(RBC)법의 제정 등 보험사별 부채특성을
감안한 제도적 감독장치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생보업계 차원에서도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한 경영상의 리스크관리를
위해서 생보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자산-부채 종합관리(Asset Liability
Management : ALM)가 체계적인 연구를 토대로 상당부분 정착단계에 있다.

일본의 보험업계도 90년대초부터 저금리 및 엔화 강세의 지속으로 기존
계약에 대한 상당히 높은 조달비용의 부담을 경험하고 있다.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함께 일본 생보사들이 자산가치의 현저한 감소를 경험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됐고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ALM을 통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의 제반 성숙도가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들어 생명보험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커다란 변화로 생보경영에
다양한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 하겠다.

여기서 얘기하는 생보경영환경의 변화란 보험시장의 개방및 금융권간
고유영역 붕괴에 따른 대내외 경쟁의 심화, 소비자의 의식변화에 의한
보험시장의 변화, 생보사업에 있어 리스크 범위확대 등을 들수 있다.

일반적으로 일컫는 리스크는 기대치를 중심으로 실제 결과의 변동폭을
의미한다.

미국 계리인협회(SOA)가 정의한 생보사의 리스크들을 살펴보면 자산가치
감소 리스크, 보험료율결정 리스크, 금리변동 리스크, 그리고 일반적
리스크로 구성돼 있다.

생명보험 사업에 있어서도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업이윤의 극대화를
통한 영리 추구와 사업의 장기성및 공공성에 비추어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함으로써 재무적인 측면에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가는 생보사업과
관련된 리스크관리를 얼마만큼 선행적이며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보사 리스크관리전략의 일환으로서 성공적인 ALM의 구축을 위해서 다음의
세가지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생보사의 리스크관리는 보유자산과 판매상품의 현금흐름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환경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고려하여 현금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할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서 사업의 성격상 얼마만큼 신뢰할수 있는 보험수리적 측면의
현금흐름 예측이 가능한가와 이를 위해 얼마만큼의 관련 정보를 부문별로
지속적으로 공급할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조직내에 각 사업부 중역들로 구성된 ALM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부채(수입보험료)의 설계를 담당하는 상품, 계리부문
보험상품의 판매를 통해 시장에서 부채의 조달을 담당하는 영업부문,
부채관리를 담당하는 재무-투자부문 대표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보사 자산및 부채관련 위험노출정도를
모니터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전략은 그동안의 단기적인 수익률경쟁 위주에서 벗어나
보험상품군별로 부채의 특성에 따라 수립되어야 한다.

셋째 미래시장을 내다보는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사내의 기존
제도나 조직등을 ALM적 환경으로 만들어 나갈수 있도록 구성하며 이를
지원할수 있는 전문인력의 양성 및 시스템개발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전문인력면에서는 부채쪽의 책임준비금 평가계리인과 자산쪽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의 양성을 통해서 이들이 주체로서 상호협의를 통해
자산운용의 목표설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번 보험감독원이 96년도 주요 업무내용에서도 밝힌 것처럼 무한경쟁
시대의 생보사 재무구조의 건전화와 위험담보능력의 확충, 그리고 선진
보험경영기법의 도입촉진을 통한 보험산업의 경쟁력강화 측면에서도 ALM을
리스크관리 전략경영의 핵심으로 인식해야만 한다.

보험산업의 규제완화폭이 확대되면서 생보사의 효율적 경영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에서 생보사 리스크관리는 곧 질경영의 밑거름이라는 인식하에
자산-부채 종합관리 차원에서의 경영, 즉 "ALM적 경영"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