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욱 < 대외경제정책연 연구위원 >

지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통해 제정된 "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
(GATS)"은 서비스교역의 자유화를 통해 서비스의 국제교역을 한층 증대시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GATS는 서비스산업이 비교적 낙후되어 있는 국가들에는
수입증가에 의한 국내산업의 피해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개도국들의 우려도
자아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서비스의 수입증가로 인하여 국내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경우
수입제한을 통해 국내 서비스산업의 피해를 구제할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안정장치, 즉 세이프가드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그동안 상품분야에만 적용되어 왔는데 이를 서비스분야에
도입하는 것은 서비스의 다양한 특성상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비스교역과 관련된 통계나 명확한 개념의 부재는 세이프가드 제도의
운용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수입증가와 국내산업의 피해에
관한 명료한 기준을 설정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서비스의 다양한 공급방식은 구제조치의 선정에 있어서도 상품분야에
비해서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인하여 서비스분야에 세이프가드를 도입하는
방안은 우루과이라운드 서비스협상에서도 추가 협상과제로 남게 되었다.

즉 다자간 협상을 통해 WTO 협정발효이후 3년 이내에 서비스관련 세이프
가드 조항을 발효시키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95년7월이후 5차에 걸쳐 협상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세이프가드의
필요성 등 기본적 사항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뚜렷한 입장 차이로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선진국은 서비스의 특성에 따른 기술적.이론적 어려움, 서비스 양허구조의
특성, 그리고 GATS내의 세이프가드 조항과 유사한 규정의 존재 등을 이유로
서비스분야에의 세이프가드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개도국은
서비스 자유화 확대에 따른 자국 서비스산업의 피해를 구제하는 수단으로서
그 필요성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우리입장에서 보면 선진국의 주장은 사실상 개도국의 서비스 수입제한
수단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에 불과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선진국의 주장처럼 서비스의 다양화, 통계의 미비, 공급형태의
특성 등으로 서비스분야에의 세이프가드 도입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분야에 따라서는 세이프가드 규정의 마련및 그 운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 인식되어야 한다.

국가별로 국내산업의 범위및 수입의 개념, 그리고 통계의 확보가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만이라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할수 있도록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방안으로는 세이프가드의 적용원칙이나 절차 등에 있어서는 통일된
규범을 마련하고, 발동근거, 국내산업피해의 기준, 구조조치의 유형 등은
분야별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여 모든 체제가 충분히 갖추어진 국가에
대해서는 분야별로 세이프가드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세이프가드는 단지 경쟁력이 낮은 서비스산업만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자유화의 결과로 피해를 입는 어떠한 업종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 인식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 한 개의 양허업종이 있더라도 그 업종의 자유화에 따른 산업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서도 세이프가드 규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GATS상에는 제12조나 14조와 같이 유사시에 서비스수입을
제한할수 있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그와같은 규정들은 세이프가드의 본래
취지라고 할수 있는 수입증가에 의한 서비스산업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규정들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GATS 제21조가 양허표상의 어떠한 약속도 약속발효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는 협상을 통해 수정 또는 철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록 세이프가드조항으로 활용될 여지는 있으나, 그 조항 역시 구체적인
적용기준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서비스분야에의 세이프가드 도입에 대한 선진국의 부정적 입장은
그 논리를 결하고 있으며, 이는 또한 긴급수입 제한조치에 관한 규정을
WTO 협정 발효이후 3년 이내에 발효하도록 정하고 있는 GATS 제10조에도
배치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OECD가입과 함께 서비스분야에 있어서 보다 광범위한
시장개방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개도국 중에서도 경제력 규모면에서 국제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우리로서는 선진국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서비스분야에의
세이프가드 도입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책임과 명분이 있다.

그와 같은 노력은 WTO 협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