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장비업계에 차세대장비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256메가D램 1기가D램 등 차세대 반도체의 본격출현에 대비, 향후 수요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장비제품 개발에 발벗고 나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국아토엔지니어링 한양기공 미래산업 디아이 신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연구개발만이 살길"이라는 기치아래 연구팀을 대폭 강화,
각종 차세대장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기술의 급속한 발전속도와 반도체의 세대교체가 갈수록 빨리
이뤄지는 추세에 맞춰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한국아토엔지니어링이 차세대장비인 HDP CVD(고밀도 플라스마 화학적증착
장비)의 국산화에 착수한 것을 비롯 한양기공이 카세트리스 웨트스테이션
(세정장치)의 개발에 들어갔다.

또 미래산업은 인덱스타임을 대폭 단축시킨 메모리테스트핸들러를,
신성엔지니어링은 크기와 중량을 대폭 줄인 슬림형 팬필터유닛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주시스템은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타입 핸들러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미크론정공은 반도체성형시 수지의 압력강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수있는
유압구동장치가 내장된 금형장비를 개발완료, 보급에 나섰다.

반도체장비업계가 이같이 신제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256메가D램
1기가D램시대에 대비, 이에 맞는 차세대장비를 개발해나가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가 고밀도 고집적 대용량화됨에 따라 반도체장비역시 보다 기능이
강화되고 고부가가치화된 제품이 나와야만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첨단산업인 반도체장비의 수명이 4~5년에 불과, 지속적인
시장성장이 예상되는 것도 장비업체들의 신제품개발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규모는 41억달러.

올해 시장규모는 5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는 60여개사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중소업체들이다.

이중 국내업체들이 생산하는 규모는 지난해 3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8%정도에 불과하다.

수출역시 2,000만달러에 그쳤다.

96년에는 국내시장수요의 약30%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나머지 70%가
해외에서 수입될 전망이다.

반도체장비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은 반도체생산을 좌우하는 핵심 전공정
(FAB) 장비를 대부분 수입해 오기 때문.

국내에서 조달되는 장비는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은 조립장비
검사장비 관련장비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장비업체들의 신제품 개발붐은 세계제일의 반도체메모리
생산국이면서도 국내시장의 9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의 영세성 탈피에 기폭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캐비닛및 정글박스전문업체인 한국아토엔지니어링은 총 33억원을 투입,
21명으로 구성된 개발팀을 발족시키고 고밀도 플라스마 화학적증착장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장비는 차세대반도체소자의 프로세스를 위한 필수적인 장비로
고온증착을 해야하는 기존 화학적 증착장비의 단점을 해소한 제품이다.

특히 고밀도 이온화율과 저온도공정을 가능케하는 장점을 갖췄다.

한국아토는 또 반도체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습기 먼지 불순물등을
완벽하게 제거, 단시간내에 진공체임버를 고청정화하는 HGRS(Hot Gas
Recirculation Sweep ; 열가스재순환 청소장치)를 개발, 최근 양산화했다.

한국아토엔지니어링은 각종 프로세스장비를 개발, 오는 2000년대 세계
10대 장비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장기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한국아토는 신제품양산을 위해 경기 시화공장과는 별도로 경기 화성군
비봉면에 건평 1,500평규모의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내년초 본격가동에 들어갈 이 공장에는 연구소시설과 HGRS(열화아르곤
순환시스템)등 각종 신제품 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가스캐비닛과 웨트스테이션(반도체순수세정장비)을 생산하는 한양기공도
최근 가스를 분배해서 반도체에 공급시켜주는 장비인 VMB(가스분배설비)를
개발한데 이어 20억원을 투입, 8인치 카세트리스 웨트스테이션을 올해안에
개발할 계획이다.

8인치 카세트리스는 기존제품과 달리 로봇이 카세트(웨이퍼를 담는 그릇)
없이 웨이퍼만 핸들링하는 차세대장비로 화학약품의 순도저하를 방지,
세정효과를 크게 제고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한양기공은 총17억원을 들여 경기반월공장을 190평 증축,
1기가시대에 대비한 0.1 의 먼지1개 미만의 완벽한 청정실과 가스정류기
시설을 갖춰놓고 있다.

핸들러및 핸들러에 부착되는 설비인 벌크로더를 생산하고있는 아주시스템도
수직식 수평식 핸들러의 신모델을 곧 내놓을 계획이다.

신성엔지니어링 역시 반도체클린룸내의 먼지를 제거해주는 장치인
팬필터유닛을 슬림형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크기와 중량을 줄여 운반하기 편리하고 소비전력과 소음을 줄인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

한국아토엔지니어링의 김선갑이사는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이 영세한 나머지
고급전문인력의 유치가 어렵고 따라서 기술축적이 되지못했다"면서 "업계가
선진국업체들과의 기술제휴를 통한 신제품개발에 적극적인 만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