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정에선 성격형성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친다.

한편 우리 가정에선 "남에게 뒤지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경쟁심을
부추긴다.

한.일 가정의 기본교육목표가 이같이 다른 결과 두나라 국민은 부지
부식간에 사회질서에 대한 기초인식을 갖게 되고 사회적인 특성을
결정짓게 된다.

일본 가정의 이같은 교육은 일본인이 공중도덕을 존중하고 공공질서를
준수하는 국민성을 형성하게 만드는 한편 이기적이고 소극적이며 개성
없게 국민을 만든다는 비판이 없지않다.

반면 우리 가정교육은 개성이 뚜렷하고 리더십이 강한 성격을 형성하지만
공중도덕이나 공공질서 또는 협동심에 약한 국민을 만든다고 지적이 있다.

우리 국민이 열망하던 2002년 월드컵이 한.일 두나라에서 공동개최키로
됐다.

반쪽 개최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일본과 대등하게 아시아에서 최초로
월드컵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는 사실은 자랑스런 일이다.

또 일본이 64년10월 도쿄(하기)올림픽을 개최한 후 24년뒤에 서울
올림픽이 개최됐던 사실을 감안하면 그간 우리 스포츠외교는 물론,
우리 국력이 크게 신장된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월드컵사상 처음이라는 공동개최지는 두나라에서 뜻하지않은
부담을 주게된것도 사실이다.

대회운영은 양국 정부나 스포츠계 인사가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서울과
지방을 순회하며 20여일간 경기가 진행되면 우리의 사는 모습이 위성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전달하게 된다.

그 때 우리 모습이 어떻게 그들에게 비춰질런지 걱정이다.

1일밤 서울 잠실과 여의도에서 있었던 월드컵 유치 축하공연장은 행사가
끝난뒤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한다.

관람자들이 쓰레기와 음식찌꺼기,심지어 나눠준 종이태극기까지 여기저기
마구 버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사 은 월드컵 유치 자축에 앞서 우리의 시민의식이 실종됐음을
말해준다.

이래서야 어떻게 세계인들 앞에서 축구잔치를 벌일수 있겠는가.

잘못하면 우리의 추태만 널리 알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특히 시민의식의 실종이 이날만의 특유한 일이 아니라 평소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드시 월드컵이나 다른 나라를 의식해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선진국대열에 참여하려면 소득수준의 향상에 앞서 먼저 공중도덕
이나 질서이식이 확립돼야 한다.

월드컵 공동개최가 우리의 실종된 시민의식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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