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10%대에서 저공비행을 하던 실세금리가 최근들어 다시 11%대로
올라섰다.

각 연구기관들의 금리 전망도 잇따라 상향 조정됐다.

채권시장 참여자들 사이에도 당분간은 금리가 10%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

여기에는 물가라는 복병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서비스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올들어 야금야금 오르는 기미를 보이던 물가는
최근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지 않으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구체적인 통계가 나와 봐야겠지만 일부에서는 5월물가가 전년동기 대비
4~5%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정책당국은 물가불안을 의식, 공공요금 인상억제등 제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경기하강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 3.4분기중
금융완화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서도 물가안정이 급선무라는게 정부측
입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올해 통화관리 목표인 15.5%에 육박하는 15%초입의 통화
증가율을 진정키 위해 통화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양상이 당분간 이어져 연11.50% 안팎에서
실세금리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본적으로 국내경기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기업체의 자금수요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다.

대우증권 마득락상품본부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스런 금리상승은
올해안에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내놓았다.

기관들도 11.50%라면 적극적으로 채권투자를 하겠다는 자세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또 올해말로 예정돼 있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가입
이 금리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금리차를 축소해보겠다는 정부의 "금리인하 드라이브"가 돌출변수
(물가)로 인해 주춤하고 있지만 여건이 다시 안정되면 금리 하향안정 의지가
다시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실세금리가 3.4분기중에 재차 10%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