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이날 학부모와 학생들은 평소 스승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겼다.

올바른 행동과 건전한 인생.가치관을 심어 민주시민으로 길러주신 은혜는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1만달러, 세계12대교역국으로 자처하면서도 교육재정과
교원들에 대한 처우는 부끄럽기 짝이 없을 정도이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과다한 업무,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 상실.외부의
압력과 권위의 강요.

스승존경 풍토퇴색 등으로 교원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21세기에 대비하고 세계화.개방화추세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교원자신들의 각오와 사명감도 남달라야 하겠지만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교육개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 나라가 올바로 유지되려면 정신적인 원동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교육이며 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사람이
바로 교육자가 아닌가.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인간은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하여 교육의 힘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요즘 선생님을 스승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군사부일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사랑의 매도 폭력으로 매도하고, 돈봉투나 기부금으로 교원들의 환심을
사며 자기자식에 대한 특혜를 바라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걸핏하면 자식앞에서 "아무개 선생" "선생질"해 대니 자식이 선생님을
공경할리 만무하다.

스승을 공경하고 신뢰하는 사회풍토 조성이 시급하다.

배을순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