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대 총선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 3월말.

쌍용화재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선거운동행사때 불의의 사고로 인적
물적 피해가 생기면 이를 보상해주는 "선거행사 종합보험"을 내놓았다.

처음 발표땐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했지만 선거후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총가입건수만 총31건에 달했으니 말이다.

전화를 이용한 보험영업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신상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생보업계에선 처음으로 국민생명이 텔레마케팅(TM) 전용으로
무배당암보험 올라이프보장 길따라보장보험등을 선보였다.

이어 지난4월 교보생명이 VIP 암치료보험과 VIP대형 보장보험등을,
삼성생명은 큰 보장 새보험상품을 각각 개발, TM영업에 본격 나섰다.

이처럼 국내에도 본격화되는 이른바 틈새시장(Niche Market)용 상품의
효시격은 대한생명이 지난 92년 단독개발한 교직원연금보험.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들만을 대상으로한 이 연금보험은 그후 삼성등
타보험사들이 뒤이어 참여, 유망시장이었음을 입증했다.

아직 우리에겐 생소한 개념인 보험 틈새시장은 크게 두분야로 나눠 볼수
있다.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이란 외부적인 개념과 보험사의 주력영업
종목간의 사각지대(틈새)를 공략하는 내부적인 개념이 그것이다.

대한생명의 교직원연금보험이나 쌍용화재의 선거행사 종합보험등이 전자에
해당된다고 할수 있다.

삼성화재의 사무실 종합보험등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틈새시장용
상품이다.

주로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이보험은 기존의 재물보험에다 근로자
재해보상 단체상해보험등을 한데 묶은 일종의 패키지형상품으로 일종의
기업휴지보험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최근 히트를 친 틈새용 상품으로 태평양생명의 아빠사랑보험을 빼놓을수
없다.

자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아빠에게 사랑의 엽서를 보내는 공익성
캠페인"을 벌인 결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필요한 각종 위험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한덕생명은 40대 계층의 과로사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점에
착안, 우리아빠 건강보험을 만들었다.

과로사의 주원인인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간질환시 보장을 크게 강화한
국내 최초의 과로사보장형 상품인 셈이다.

손보업계에도 틈새시장형 상품이 적지 않다.

동부화재가 약국을 운영하면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상해주는
약국종합보험을 내놓은가 하면 대한화재는 사냥시즌인 겨울철만 되면
수렵보험 영업을 강화하곤 한다.

보험업계의 틈새시장 공략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보험시장자체가 포화상태로 진전되는 가운데 새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데다 "보험=생활필수품"이란 인식을 확산시켜주는데 일조를 하기
때문이다.

뭐니뭐니 해도 보험은 이같은 틈세시장 공략의 성공확률이 높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로 뛰는 푸시(Push) 마케팅을 무기로 해서.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