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건설이 한일그룹으로 넘어가기까지는 몇차례 곡절이 있었다는
후문.

우성건설이 부도를 낸 지난 1월18일이후 제일은행 등 채권단은 "5대그룹은
안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인수기업을 물색.

인수작업은 이철수당시행장-신광식전무-박석태상무라인으로 진행.

이들은 30대그룹위주로 인수의사를 타진한 결과 대림 한화 고합 효성 등
16개그룹이 인수의사를 밝혔다고.

처음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한화그룹.

이행장도 한화그룹이 재계순위도 높은데다 재무구조도 비교적 탄탄해
내심 한화가 우성을 인수했으면 바랐다는 후문.

이에따라 지난 4월중순 인수기업은 한화 한일 미원 코오롱 등 4개그룹으로
압축.

그러나 4월중순부터 두가지 "사건"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

한일그룹이 뒤늦게 우성건설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데다 인수총책임자인
이행장이 대출부조리로 구속돼 버린것.

특히 이행장의 구속은 한화로 정리돼가던 인수작업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등장.

금융계에서는 이와관련, 현정부 실력자들은 우성건설인수업체로 한일그룹이
결정되기를 바랬는데 이행장이 이를 무시하고 한화그룹으로의 인수를 추진
하다가 잘못된게 아니냐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이에따라 막판 인수기업은 미원과 한일로 압축됐고 결국 채권단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한일그룹으로 낙찰.


<>.13일 열린 우성건설채권단회의는 제일은행이 한일그룹과 미원그룹의
인수조건을 설명하면서 한일그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인수조건을 제시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자 나머지 금융기관들은 간간이 보충질의하는
식이었다는 후문.

결국 인수기업의 경영능력이나 우성건설그룹의 경영정상화가능성 등을
따져볼 여지가 없어 두 그룹의 인수능력에 불만을 가진 기관들도 맥없이
따라갈수 밖에 없었다고.

참석기관들은 지난8일 7개주요채권금융기관 대표회의때만해도 한일그룹과
동등한 수준의 인수조건을 제시했던 미원그룹이 9일 신규대출요청금액을
늘리는 등 기존인수조건을 후퇴시킨 수정제의를 냄으로써 인수를 포기한
듯한 태도를 보인데 대해 의아해하는 표정.

이날 회의를 주관한 제일은행측은 한일그룹이 경남지역연고그룹이라는
점이 부각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하는등 정치적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


<>. 채권 금융기관 대부분은 이날 인수희망업체에 대한 사전적인 검토도
없이 운영위원회 회의및 대표자회의에 참석.

제일은행이 지난11일오후 늦게서야 회의개최사실만을 통보했기 때문.

회의에 참석한 지방은행의 한 임원은 "제일은행측에서 단지 이날 인수
업체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지난주중 귀띔해줬다"며 "인수희망업체의
재무상황을 전혀 모른다"고 설명.

이 임원은 "제일은행이 임의결정이라는 질책을 면하기위해 대표자회의라는
요식절차를 선택한 것 같다"고 지적.

또 다른 참석자는 "제3자인수가 결정되더라도 우성그룹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은 이번에도 증권사등 제2금융권의 협조없이 채권은행만 지원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불만.

그동안 제2금융권은 대출기능이 없다는 이유로 우성지원을 등한히 했으며
특히 우성그룹의 재무구조가 "정상"이 아니란 것을 내세워 지급보증도
해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성건설은 부도후 4개월만에 한일그룹으로의 인수가 확정되자 "속이
후련하다"면서도 인수기업인 한일그룹의 자산규모 등에 비해 다소 의외라는
표정.

우성건설 임직원들은 특히 지난 70년대 부터 아파트 명문업체로 이름을
날려온 "우성"이라는 브랜드가 생명을 다했다는 사실에 몹시 아쉬움을 표시.

우성임직원들은 그동안 자산규모나 건설업종에 대한 노하우 등을 놓고
볼때 내심 한화그룹에 인수되기를 기대했었으나 한일그룹이 건설업종에
대한 노하우가 별로 없다는데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우성건설의 일부 직원들은 한일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우성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미
시도해온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않는 모습.

우성건설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비상회의를 열고 "인수업체는 조기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그동안 우성의 회생을 위해 노력해온
임직원들의 신상에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될것"이라고 강조.

이와함께 "3만여 아파트 입주예정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성아파트"
브랜드는 계속 사용할 것"을 주문.


<>.건설업계에는 한일그룹이 한화 미원 등을 제치고 인수자로 최종
결정되자 여당의 실력자인 K모씨가 막후에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설"이
돌기도.

건설업관계자들은 한일그룹이 당분간 새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그동안
전개해 놓은 일들을 추스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

한편으로는 한일그룹이 우성인수를 배경으로 우성이 그동안 주택산업에서
쌓아온 위상과 명성을 활용, 단시간내에 주택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
하는 것 아니냐며 부러워하는 눈치.

< 방형국 기자 >


<>.재정경제원은 한일그룹의 우성그룹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는 소식에
별무반응.

금융정책실 관계자들은 "우성을 누가 인수하든 정부가 간여할 바가
아니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

이 관계자는 "이제 정부가 일반기업의 부도와 그 처리과정에 개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같은 방침은 우성그룹의 부도처리과정에서도 명백히
나타나지 않았느냐"고 반문.

또다른 관계자는 "이제 우성의 인수 기업이 정해진 만큼 정부로서는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입주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짤막하게 언급.

재경원은 그러나 이같은 외면적 모습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한일그룹의
우성건설 인수 이후 재계의 판도변화에 대한 예상등 관련자료를 챙기면서
이번 인수과정에서 제기될지 모르는 정부 "영향력행사설"이나 한일그룹에
대한 "특혜설" 등에 대해 적지않은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 김정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