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료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2조4,000억원규모가 될 것같다.

국민소득증가와 함께 가파르게 성장해오던 음료시장이 이제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음료회사들은 이미 시장의 전체크기는 주어졌다는 가정아래
누가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물러설 수없는 일대 결전을
불사하고있다.

음료시장에서 일종의 제로섬게임이 벌어지고있는 셈이다.

더구나 롯데칠성 해태음료 코카콜라등 이른바 음료 메이저업체들이
음료시장을 독식하다시피하던 시절이 지나가고 비락 웅진식품같은
신진업체들이 제2의 식혜 돌풍을 노리고있다.

더구나 남양 매일 해태유업등 우유회사들이 사업다각화차원에서 속속
음료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크라운제과같이 음료와 별 관련이 없는
업체들도 마시는 사업에 속속 진입하고있어 올 여름 음료시장에는
어느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칠성 해태음료 코카콜라등 메이저업체들은 콜라 사이다같은 탄산음료
과일주스 스포츠음료등 음료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을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고있다.

마이너업체들은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한다는 차원에서 전통소재와
이색소재를 이용한 각종 기능성 신제품개발에 몰두하고있다.

각 부문별로 시장전망과 각 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을 살펴보자.

수년동안 정체 또는 감소를 보여오던 탄산음료판매추세가 올해에는
대형업체사이에 사이다전쟁이 붙으면서 5%정도의 성장을 이뤄 7,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태음료가 신세대를 겨냥한 "쿨"사이다를 내놓고 시장진입을 위한
맹렬한 광고.판촉전을 벌이고있다.

"칠성"사이다로 전체사이다시장 가운데 70%이상을 차지해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있는 롯데칠성도 지난해 해태가 판매하던 "세븐업"브랜드를
인수, 역시 신세대를 주타깃으로 판촉전을 벌이고있다.

여기에 위기를 느낀 코카콜라는 지난 5년간 TV광고를 중단했던 "킨"
사이다광고를 다시하기 시작해 올 여름에는 사이다 3파전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다수요는 전반적인 감소추세이나 판매회사들이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이상현상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콜라는 두산음료 등이 판매하는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이 판매하는 펩시가
있으나 양 제품 모두 병형태의 수요는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피자점 등 외식업체들에서
벌크형태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음료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주스는 지난해 식혜돌풍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올 과일주스시장 전체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판매종목은 전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30~50%과일함유주스의 매출이 현저히 줄어들고 100% 오렌지주스도
맥을 못출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태음료의 "갈아만든 홍사과" 롯데칠성의 "사각사각"같은
사과살음료가 주스시장을 살리는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사과살 음료들은 식혜와 마찬가지로 음료회사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쉽게 자사브랜드의 제품을 내놓을 수있기 때문에 웅진식품
한국야쿠르트 해태유업 등 음료신인들이 이름마저 비슷한 유사제품을
경쟁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올해 과일주스전체 매출규모는 지난해보다 3%증가한 8,800억원규모로
예상된다.

식혜는 지난해 2,600억원시장을 새로 만들어 내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올해 새로 나오고있는 대추음료 미숫가루음료등 이른바 전통음료개발붐의
선구자역할을 한 제품이기하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식혜시장이 성장의 벽에 부딪쳤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시장이 클대로 큰데다가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업체에서는 보통 한캔에 500원정도하는 식혜를 300원대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투매현상까지 벌어지고있는 실정이다.

올 매출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2,750억원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식혜를 주력품목으로하는 비락의 경우 최근 밥알없는 "청식혜"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굳히기를 시도, 올해 식혜전체 매출액이 3,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하기도 했다.

대추음료는 식혜에 이어 제2의 돌풍을 일으킬 여지가 가장많은 유력한
다크호스상품이다.

대추음료는 단순히 갈증만 식히는 것이 아니라 대추가 한방소재로도
쓰이는데서 알수있듯이 전통음료에 건강음료라는 이미지까지 함께 갖추고
있어 가장 주목되고있는 품목이다.

지난해 10월 웅진식품이 "가을 대추"를 내놓으면서 히트예감을 보인
대추음료시장에는 올해들어 롯데칠성 해태음료를 비롯한 대형업체는 물론
제일제당 남양유업 대웅제약등 20여개 업체가 새로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웅진식품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해 대추음료업계
전체로는 올해 8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있다.

당근을 원료로하는 이른바 "당근주스"도 소비자들의 건강중시추세를
타고 붐을 일으키고있다.

지난해 건영식품이 "가야당근농장"을 내놓은 뒤 해태음료의 "몸에
좋은 제주당근" 롯데칠성의 "캐로플" 비락의 "비락당근주스" 남양유업의
"내몸에 당근"등 잇따라 비슷한 제품들이 선보이고있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