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개편의 핵심은 각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을 조정하는 문제다.

자율화 개방화의 바람속에서 지금처럼 일일이 칸막이를 쳐놓고는 금융기관
의 경쟁력은 물론 금융산업의 효율성도 떨어질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영역
허물기"를 재촉하고 있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들도 10여년전부터 기관간 장벽을 허물어 "분업주의"
에서 "겸업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은행 증권 보험의 3대축은 유지하되 "자회사를 통한 상호진출"
이라는 원칙 아래 "영역파괴" 작업이 진행중이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역조정은 "겸업"단계에까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취급상품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다른 업종의 일부상품을
"맛보기" 정도로 취급할수 있는 수준이다.

일종의 이업종에 대한 적응기간인 셈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중 제2금융권 개편내용이 가시화될 예정인데다 소유구조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산업은 일대 회오리에 휩쓸릴 전망이다.


<>은행=정부는 금융의 증권화 추세에 맞춰 지난 93년 은행에 대해 국공채
인수단 주간사자격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증권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지 않은 은행들도 국공채인수 주간사를
맡을수 있는 길이 열렸다.

94년에는 개인에 대한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가 허용됐고 지난해부턴
국공채 창구판매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영역터주기"에서 가장 염려스런 곳은 역시 은행권이다.

제2금융권이나 신용금고등 서민금융기관들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영역을
야금야금 파들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할부금융사까지 은행 "땅따먹기"에 가세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새로운 존립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은행들도 새로운 영토찾기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는 "종업원 퇴직보험"이 좋은 예다.

은행들도 "종업원 퇴직신탁"을 취급하고 있지만 대상이 금융기관으로
한정돼 있어 줄곧 금융당국에 대상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몇가지 상품만으론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자금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신용
금고와 할부금융 종금사등이 소비자금융을 강화하고 있어 상업은행
(Commercial Bank)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서다.

따라서 외국의 상업은행들은 이를 만회하기위해 선물이나 옵션등 고위험.
고수익의 파생상품에 손을 대고 있다.

은행합병의 필요성은 겸업화에 따른 파산위험증가를 막기 위해 대두됐지만
파생상품취급의 위험을 커버하기 위한 자금력을 갖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파생상품거래로 영국 베어링그룹은 파산했지만 미국 씨티은행이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런 연유다.

일본 미쓰비시은행과 도쿄은행의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투금.종금.리스=제2금융권의 최종 도달목표는 "종합투자은행(Investment
Bank)"이다.

이에 앞선 중간단계로 정부는 투금사의 종금전환을 허용, 7월부터 모든
투금사가 종금업무를 할수있게 됐다(일부사는 제한).

더 나아가 당국은 종금 투금 리스 할부금융등을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여신전문기관"으로 통합, 장벽을 무너뜨릴 계획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과당경쟁이 일어날 우려가 있어 정부는 국제금융 단기
금융 기업금융등 한분야로의 특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종금사가 유가증권 인수나 매매, 중개등을 할수있게 되면 총체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투자은행이 된다고 볼수 있다.


<>증권.투신=원칙적으로 증권사와 투신사는 업종간 벽이 허물어졌다.

지난해의 "증권산업개편방안"에 따라 증권사는 투자자문 자회사를 투신사로
전환할수 있게돼 투신사설립이 가능해졌다.

투자자문사가 없는 증권사와 은행 보험등의 금융기관(지분참여)도 신규
진입할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기존투신사도 증권업 진출의 길이 열렸고 기존및 신설투신사
모두 투자자문업을 영위할수 있게 됐다.

현재 증권사들은 은행이나 보험등 다른 업종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행과 제2금융권이 증권.투신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형국이어서
수세적인 입장이다.

다만 외환업무및 리스.카드업무를 겸업할수 있게해 달라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보험=우선 보험산업 내부의 생보-손보간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생보성 상품인 상해질병보험과 개인연금보험을 손보사도 취급할수 있게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종합보험성격의 "유니버설 라이프"가 도입되면 은행 저축상품과의
차별성도 흐려진다.

"유니버설 라이프"는 납입시기와 중도인출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 상품이
도입되면 은행으로선 큰 타격일수 밖에 없다.

<김정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