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이 있어 온 가족이 자식 사랑과 어버이
은혜를 생각하며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달이다.

흔히 우리는 어린이를 즐겁게 해주고 어버이를 평소보다 더 공경하면
가정의 달을 의미있게 보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사회 현실을 보면 이같이 형식적인 행사로 지내는 가정의
달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한다.

이제 우리는 가정의 달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란 어떻게 하는 것이
참 사랑이고 어버이를 공경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가정의 화목은
어떻게 조성해 나가야 할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사회가 산업화하고 대가족제가 무너지면서 가정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크게 달라졌다.

가정에서 가부장의 권위는 축소 또는 상실돼가고 있으며 가정교육은
학교교육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어버이의 전통적 지혜나 이성적 판단은 구세대적 시대착오로 비친다.

가족관의 갈등과 불화는 엄청난 패륜을 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오늘날의 가정이 과거 가부장제 집안처럼 어머니는 전업주부로서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을 맡고 아버지는 외부 일과 아이들 훈육을 하는
전형적 가정형태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므로 현대에 알맞는 새로운 가정질서와 윤리가 수립돼야 하고 이에
대해 많은 견해가 있다.

그중에서 정신과 전문의인 루벤 바-레바브박사의 저서 "거꾸로선
아버지 바로 세우기"(한국경제신문사간)는 크게 도움이 될것같다.

그는 이 저서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청소년 문제의 근원은
대부분 가정에 있고 특히 적절한 아버지 역할이 부족한데서 비롯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새로 개발한 개념으로 "아버지 역활"과 "어머지 역할"을
구분했다.

그는 아버지 역할이란 환영받는 일이 아니고 장기간의 지속적인 끈기를
요하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아버지 역할은 아주 외로운 일로 때로는 가족이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은 자녀가 일가를 이루거나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아버지란 성과는 관련이 없다.

기업의 최고경영자 같이 가정에서 아버지역할을 담당하는 구성원을
가리킨다.

동.서양을 막록하고 아버지 역할이란 힘든 모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