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 대우경제연 연구위원 >


지난해 4월중 달러당 79엔대까지 하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그후 상승세가
지속되어 약1년만인 최근들어서는 106~109엔선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일간 경제상황과 경쟁력 요인을 감안할때 향후 엔.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건이 충족되어 있다.

경제상황에 있어서는 성장률과 금리면에서 미국이 일본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고 양국간 무역불균형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경쟁력면에서도 미국은 그동안 추진된 경쟁력 강화대책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부실채권 문제등으로 약화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엔.달러 환율은 빠르면 금년 상반기내에 110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예측기관들도 대체로 97년까지는 105엔대 이상의 비교적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가치상승은 수출과 성장률을 감소시키고 무역수지를
악화시킨다.

대우 연구소 모델에 의해 달러화의 대엔화 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거시경제적 효과를 보면 성장률은 1차연도에 0.54%, 2차연도
에 0.69% 감소되고 소비자물가는 0.12%, 0.16%가 각각 하락하며 무역수지는
1억3,000만달러, 6억5,000만달러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달러화 가치상승에 따라 우리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금년들어 지난 2월까지 이번 엔고기간중 수출을 주도했던 전자부품 자동차
선박등이 전체 수출둔화속도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엔고로 회복됐던 가격경쟁력이 엔고가 퇴조하면서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우리 수출은 자본.기술집약적 업종을 중심으로 상당한 어려움
이 예상된다.

이미 개도국에 경쟁력을 상실한 노동집약적 업종도 시장잠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들 기업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경제가 이번 엔고를 얼마나 잘 활용했는가를 검토해 보면 우선
성장력 배양차원에서는 과거 엔고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엔고로 인한 가격
경쟁력의 향상을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로 착각하여 산업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익만을 겨냥,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에 주력하면서
생산성 제고나 신제품 개발에는 소홀히 했다.

수출구조의 고도화 측면에서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지수는 93년까지는 완만하나마 상승하다가
엔고가 진행된 94년 이후 하락세로 반전되어 지난해에는 101.1까지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수출상품의 품질제고와 저부가가치제품의 해외이전으로
지난해에는 118.1까지 상승했다.

한일간 산업협력에 있어서도 일본은 이번 엔고기간중 해외투자를 크게
늘렸으나 외국인투자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한국에 대한 투자는 기피했다.

특히 일본의 중국 동남아에 대한 투자가 80년대와 달리 주로 중화학
업종에 치중된 점을 감안할때 향후 이들 국가가 경쟁상대자로 등장하여
우리 수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엔고는 우리 경제에 도움을 주었으나 이번 엔고를 충분히 활용
했느냐 하는 측면에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따라서 향후 달러화 강세국면을 맞이하여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없을
경우에는 또다시 80년대 후반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80년대 후반에는 엔고가 퇴조하면서 우리나라는 "고비용-저효율"의 경제
체질이 정착되고 주요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특히 과거 3저의 호황에따라 발생한 거품경제가 내부요인으로 가라앉는
시점에서 정부의 성급한 경기부양책으로 거품경제가 지속됐고 이것이 결국
90년대초 경기침체의 원인이 되었다.

당분간 달러 강세국면이 지속될 상황하에서 우리경제가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현재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경기연착륙 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외개방이라는 부담까지 겹쳐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달러화 강세국면을 맞이하여 정부는 "고비용-저효율"의 경제
체질과 경쟁력 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적절한 환율정책도 뒷받침해 주어야
할것이다.

특히 최근 물가가 안정되어 있고 통화수위가 목표선을 하회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환율정책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국제수지 방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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