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일 < 현대종합금융 사장 >

최근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여타 통화에 대한 미달러화의 강세가 두드러져
외화표시 거래가 빈번한 국내기업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94년중 미달러화에 대하여 초강세를 보이던 일본 엔화가 금년들어 약세로
반전 됐다.

이는 확대일로를 걸었던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및 미국의 재정 적자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는 여전해서 달러 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독일 마르크화의 약세는 통독사후 고실업률등 여전히 부진한 독일
경기의 현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후 브레톤우즈 체리로 알려진 고정환율제도는 71년 미국의 금태환
정지이래 잠정적으로 스미소니안 제리를 거쳐 변동환율제로 이행했다.

즉, 주요국의 통화시세는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환율의 급변이 주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공정환율과 실세와의 괴리를 단편적인 평가절하로
뒤늦게 조정하는 고정환율제도를 80년까지 시행해 왔다.

그러나 80년2월 소위 복수통화바스켓제도를 채택하면서 환율의 유동화가
시작 됐지만 외환시장에서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되는
본격적인 변동환율제는 90년3월 시장평균환율제도 도입이후 정착됐다.

환율 변동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수 있다.

첫째는 환율변동이 전반적인 가격경쟁력을 변화시켜 수출입 물량에 영향을
미칠수 있으며, 둘째는 재무부문에서 외화 자산이나 부채 혹은 거래의
캐시 플로우를 변화시켜 환차손 내지는 환차익을 발생시킬수 있다.

특히 95년중 엔.달러및 원.엔화환율 변동이 매우 커서 엔화표시 자산이나
부채에서는 대량의 환차손이나 환차익이 발생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기본적인 문제점은 대부분의 한국기업이 외화자산 보다는
외화부채가 많은 만성적인 외화 숏 포지션이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외화부채의 관리가 오늘날 더욱 기업의 재무관리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기업이 외화부채를 활용하는 주 요인으로는 국내저축액의 부족에 따른
"제한된 원화자금의 가용성"을 들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와화부채를 활용할 경우에는 외화의 표면금리뿐만
아니라 원리금 상환시점에서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익을 감안해야 한다.

왜냐하면 금리보다는 환율의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환차손익이 외화의 실질 차입코스트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종합금융사의 경우 70년대 중반이후 주로 해외시장에서 외화를 차입하여
외화 대출 혹은 외화리스의 형태로 외화자금을 기업에 공급해 왔다.

외화 자금을 융자하는 과정에서 보년 대부분의 기업이 미달러화를 표시
통화로 선택하고 있었으나 간혹 스위스 파랑이나 독일 마르크화등 이종통화
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서 기본적인 문제점은 원.달러 환율과 원화대 이종통화 환율이
평행적으로 변동하지 않기 때문에 표시 통화의 선택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1980년대초 원화환율이 유동화되기 시작한 이후 통화별 외화차입에 따른
실질 차입코스트를 당사가 실증분석한 결과도 이러한 통화 선택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80년부터 91년까지의 기간동안 매월말 5년만기 2년 거치, 3년분할 상환
조건으로 외화차입을 한다고 가정하고 미달러화 일본엔화 스위스프랑화 및
독일 마르크화 표시 외화부채의 만기까지의 실질 원화 및 외화의 캐시
플로우를 계산해 각각의 내부수익율을 구하고 각 통화별로 평균치를 산출
해보았다.

이 결과 5년 기간중 적용된 통화의 평균 표면금리(6개월 리보)는
미달러화가 약 8.8% 수준으로 제일 높았으며 독일마르크화(6.7%) 일본엔화
(6.1%) 그리고 스위스프랑화(5.7%)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차손익을 감안한 실질 차입코스트는 스위스프랑화가 10%로 제일
낮았으며 미달러화(10.1%) 독일마르크화(11.1%) 그리고 일본엔화가 13.8%로
제일 높게 나타났다.

결국 엔화의 경우에는 표면금리보다 큰 7.7%의 환차손이, 미달러화의
경우는 1.3%의 환차손이 각각 발생, 미달러화가 가장 안정적인 통화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환차손익의 리스크를 나타내는 표준편차는 미달러와가 가장 낮은
4.9%였음에 비하여 일본엔화는 6.4%에 달하여 미달러화가 가장 안정적인
통화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같은 통화 차입이라도 차입 시점에 따라 실질 차입코스트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 미달러와의 경우는 원화가 크게 절상되었던 84~88년 기간중 환차익이
나타났지만 이종통화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중 환차익이 발생하여 실질 차입
코스트가 표면금리 보다 낮은 경우도 생겨났다.

이러한 실증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볼때 국내 기업이 외화를 차입할때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먼저 향후의 외화 캐시 인플로우
(Cash Inflow) 를 감안하여 부채 통화의 선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적정 외화 캐시 인플로우가 없는 상황에서 부채 통화의 선택을 상당히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대부분이 미달러화 표시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향후의 환율변동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미달러화 표시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향후의 환율변동 예측이 어려운 상황하에서는 미달러화와 특정
통화를 결합하여 통화바스켓을 구성하는 방안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최근 리스크 헷지를 위한 각종 금융파생상품이 많이 개발되어
신규 외화 채무뿐만 아니라 기존 외화 채무의 경우도 통화 변경을 위한
리파이낸싱(Rerinancing) 대신 통화스왑을 통하여 외화 부채의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환차손을 최소화 할수 있는 방안이다.

극심한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하여 국내 기업은 효율적인 환리스크 관리에 보다 큰 주의를 기울일 때가
아닌가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