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부터 신탁제도가 크게 바뀐다.

신탁의 최저만기가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어난다.

만기전에 해약할 경우 물어야하는 중도해지수수료도 많아진다.

이를 두고 신탁에 이미 가입한 사람은 물론 신규로 가입할 사람도
은행신탁은 투자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신탁제도개편은 은행들이 돌려주는 배당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회사채수익률등 시장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배당률도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말이다.

기존가입자들에겐 가입당시의 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은행들은 오히려 수수료조로 받는 신탁보수율을 내릴 움직임이다.

따라서 신탁에 가입한뒤 만기때까지 중도해지만 하지 않는다면 신탁은
고수익상품으로서 여전히 매력을 갖고 있다는게 은행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여유자금을 1년6개월미만 운용할 사람은 신탁보다는 다른 투자대상을
찾는게 낫다.


<> 만기연장 =가계금전신탁.기업금전신탁.적립식목적신탁등 대부분
신탁상품의 만기는 1년이었다.

그러나 5월부터는 최소 만기가 1년6개월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1년만 맡겨도 연12%대인 배당률을 받을수 있었으나 앞으론
중도해지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중도해지하면 배당률은 받을수 있으나 수령액(신탁원금+배당액)의
일정부분을 중도해지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그만큼 손해일수밖에 없다.

따라서 1년단위로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에겐 앞으로 신탁은 적절치 않다.


<> 중도해지 수수료율 인상 =이번 신탁제도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만기전에 해약할 경우 적용되는 중도해지수수료율이 대폭 높아졌다는
점이다.

4월까지의 중도해지수수료율은 상품별.기간별로 약간 다르지만 최고가
1.75%였다.

그러나 5월부터는 상품에 관계없이 <>6개월미만 3.0% <>12개월미만 2.5%
<>18개월미만 2.0%등으로 높아졌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배당률이 연12.0%인 가계금전신탁에 가입한뒤
5개월만에 중도해지 한다고 치자.

4월까지 적용되는 중도해지수수료율은 해지금액의 1.0%다.

따라서 이 사람은 해지금액 1,050만원(원금 1,000만원+배당금 50만원)의
1%인 10만5,000원을 중도해지수수료로 떼고 1,039만5,000원(세전)을 찾을수
있다.

중도해지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5개월만에 39만5,000원(연9.48%)을
벌어들였으니 그래도 해볼만 했었다.

그러나 5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6개월만미만 중도해지할 경우 수수료율은 3.0%가 적용된다.

따라서 해지금액 1,050만원의 31만5,000원을 중도해지수수료로 내야한다.

5개월동안 겨우 18만5,000원(연4.44%)밖에 남기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중도해지수수료율은 낮아져 상대적인 손해는
작아진다.

그러나 그럴바에는 중도해지수수료를 물어도 되지 않는 단기상품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


<> 원금보장 규정삭제 =지금까지 은행들은 신탁상품에 대해 최소한의
배당률을 주어왔다.

즉 운용을 잘못해 배당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그 손해를 은행들이
감당했지 고객들에게 전가하진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신탁제도는 이러한 규정을 삭제했다.

은행들이 운용을 제대로 하지못해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고객들은 원금을
까먹을수도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중도해지할 경우 내야하는 수수료가 배당금보다 많을 경우엔
최소한 1%의 배당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00만원을 연12.0%의 가계금전신탁에 가입한뒤
2개월만에 중도해지했다고 치자.이때 물어야할 중도해지수수료는 해지금액
1,020만원의 3%인 30만6,000원에 달한다.

따라서 원칙대로라면 이 사람은 원금(1,000만원)에도 못미치는
989만4,000원밖에 찾을수 없다.

돈을 맡겼는데도 원금을 까먹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도해지수수료가 배당금을 웃돌 경우에
한해 원금의 1%를 배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 사람은 1,010만원을 찾게 된다.


<> 기존 가입자 =5월이전에 신탁에 가입한 사람은 제도개편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또 5월이후 만기가 됐을지라도 기간연장을 하면 가입당시의 조건(중도해지
수수료율, 만기등)이 그대로 적용된다.

매달 일정액을 불입하는 적립식 목적신탁의 경우도 계약한 시점이 4월이전
이면 5월이후에 불입하는 돈에 대해서까지 종전의 제도가 적용돼 중도해지에
따른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은행들은 또 5월이전에 가계금전신탁에 가입한 사람이 5월이후에 추가로
돈을 수탁할 경우에도 새로운 규정이 아닌 기존 규정을 적용토록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해 놓은 상태라 기존가입자는 최대한 보호받을 전망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