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무선호출기(일명 삐삐) 휴대폰등 첨단 정보기기들에도 패션화
바람이 불고 있다.

암청색 컴퓨터가 나오는가 하면 보라색 휴대폰, 알록달록한 목걸이형
삐삐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색상뿐만 아니라 모양도 곡선의 부드러운 디자인 제품들이 등장, 화려한
인테리어장식을 방불케하고 있다.

이들 첨단기기들이 패션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요층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정보기기의 주소비자층이 직장인에서 점차 신세대 연령층으로
낮아지고 특히 여대생 주부를 포함한 여성들로 사용층이 넓어지면서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 색상이 중요한 제품경쟁력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TV같은 필수 가전제품 개념으로 디자인 되고 있다.

LG전자의 일체형 홈PC "심포니홈"은 본체와 모니터가 붙어있어 마치
TV처럼 보이는데다 색상도 연보라 암청색 회색으로 기존 컴퓨터 디자인이나
색상을 생각한다면 획기적인 모양새이다.

작동도 TV와 같이 전원하나로 될수 있게 설계됐다.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대우통신의 "코러스홈"도 일체형 홈PC로 사무실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잘 어울릴수 있도록 아이보리 청색의 색상을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통신은 주부와 어린이를 겨냥한 패션 PC를 오는 6월께
선보인다는 목표아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 PC기업들도 패션 PC를 표방한 컴퓨터로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IBM의 "압티바"는 미니타워형 본체에 부드러운 곡선의 모니터,
유선형의 키보드, 앙증맞은 마우스가 아기자기하게 어울리도록 디자인됐다.

한국 에이서의 "아이스파이어"는 에머럴드컬러에 전체적으로 유선형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삐삐는 반지 목걸이처럼 신세대들에게 한껏 멋을 낼수있는 액세서리로
이미 자리잡았다.

성냥갑 모양의 검정 삐삐를 차고 다니는 신세대를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전자의 "위드미Q"는 베네통색상을 연상케하는 원색의 조합에다
목걸이형으로 나왔다.

당연히 주소비층도 "톡톡튀는 개성파의 신세대"들이다.

모토로라는 "타키온 "삐삐를 표범 뱀같은 맹수들의 가죽무늬로 디자인,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층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대전자가 이달 시장에 새로 내놓은 광역삐삐 "스프레드"는 건전지를
사용하지 않는 충전식이라는 기능못지않게 디자인에도 신경을 쓴 제품이다.

조약돌을 연상시키는 유연한 디자인에 진회색 노란색 녹색의 다양한
컬러로 패션감각을 한껏 살리고 있다.

핸드폰은 아직 신세대들보다는 비즈니스용으로 많이 사용되고있지만
검정색의 천편일률적 관념에서 벗어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애니콜"만 보더라도 검정색은 물론 회색 진회색 빨강
녹색에서 눈에 확 띄는 색상인 청보라까지 다양하다.

현대전자의 "씨티맨"은 말그대로 도시적 감각에 중점을 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가정용 유무선전화기는 실내장식 기능이 중시된 가구소품으로 정착했다.

현대전자의 "노터치"는 비행접시모양의 유선형디자인에 색상도 흰색을
채용, 실내조화를 고려했다.

벨이 울릴 때마다 버튼에 불이 반짝이고 플래시가 터져 착신을 알려주는
신세대형 기능을 갖고있다.

삼성전자가 이달초 시장에 내놓은 와이드폰 "SP-RA968"은 세계적인
디자인전문회사인 오스트리아 "포르쉐"사가 설계한 제품이다.

이 전화기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 나가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패션기능이
돋보인다.

삼성 현대 대우통신등 각 컴퓨터.전자회사들은 앞으로 기존의 제품에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패션기능을 강화한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올 하반기에는 더욱 감각적인 첨단기기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