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올림피아에서 기원전 776년 맨처음 고대 올림픽경기가 열린
사연을 보면 스포츠가 인간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인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인들이 한동안 제사를 저버리고 경기를 돌보지 않아서
전쟁이 일어났다.

스파르타인 엘리스인 아피토스인 피사인등은 사람들을 다시 화목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돌이키고자 하여 올림피아의 제전을 옛 관습대로 거행
하고 체육경기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고대 올림픽경기의 역사를 쓴
플레곤의 설명을 보면 고대인들이 끝없는 늪같은 전쟁상태에서 벗어나
사람들을 다시 화목하고 평화스런 상태로 돌이키기 위해 체육경기를
벌였고 그것을 계기로 평화를 정착시키려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수 있다.

이런 스포츠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져 온다.

오늘날 "스포츠중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축구도 서기전 6,7세기께 고대
그리스에서 행해지던 "하패스톤"이라는 게임에서 비롯됐다.

이 게임이 로마에 들어와 무사훈련에 쓰이는 전투적인 군대스포츠로
각광을 받다가 로마의 영국침략때 다시 영국에 전해져 신사적인 근대
축구로 발전했다.

축구는 1882년 영국군함 플라잉 호스의 입항때 군인들에 의해 한국에
소개됐다고도 하나 1904년 4월 관립외국어학교 교사인 프랑스인 마르텔이
체조과목의 일부로 축구를 채택하면서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보급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최초의 축구경기는 1906년 3월11일 서울 삼선평에서 열린
대한체육구락부 대 황성기독청년회의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1929년 서울서 첫 대회를 연 이후 46년까지 8번
계속된 경평축구대회는 당시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경기였다.

경기도의회가 파주시 행정구역에 속한 DMZ(비무장지대)에 남북이
공동사용하는 축구장 건설을 제안해 화제가 되고 있다.

DMZ에 축구장이 들어서 축구를 즐기는 한민족의 남북화해의 장소가 되고
그것이 평화정착의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DMZ가 고대
올림피아처럼 경기를 통한 "화목과 평화의 장소"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북한의 동향으로 보아 우리만의 "희망사항"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허무맹랑해 보이기도 하는 이런 제안이 한민족의 가슴속에 평화를
지향하는 노력의 하나로 결실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