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의 봄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를 맞으며 방송의 수다스러움을
겪어야 피부로 느낄수 있다.

그러나 산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산사람들은 신년의 설산에서 시산제를
지낸면서부터 봄을 맞을 준비로 부산하다.

지난 83년에 결성된 우리 산악회는 전문성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산을
매개로 사람을 사랑하는 멋진 모임이다.

사람이 있어 같이 산에 오르고 산이 좋아 산을 사랑하는 사람을 서로
아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단결력으로 지난해 봄에는 전자공업진흥회 주최의 등산대회에서
혼성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산악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등산학교를 가는 회원에게 회비도
지원하고 있다.

매월 1회의 정기산행과 계절별 테마여행을 하며 산행후에는 사내
온라인통신으로 산행보고서를 발행해 회원들간의 유대를 더욱 깊게하고
있다.

또 제조업체의 특성상 전국에 흩어져있는 지역산악인들과 만남을
위해 1년에 한번씩 전사 산악인들이 1박2일동안 모여서 축제를 벌인다.

산을 좋아하는 우리는 산을 보호해야한다는 신념도 투철하다.

산행중에 환경보호를 위해 산을 청소하는 행사도 자주 갖고 있는데다
올 봄에 열린 서울힐튼호텔 주최의 제1회 환경기금마련 남산걷기대회에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했다.

입사후 10여년이 넘도록 함께 산행을 같이해 온 산악회원들은 가족과
같은 친밀감으로 데이트할때나 결혼후에도 파트너와 친구를 동반해 서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관련업무에서도 우선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로 다른 사내
동호인들의 부러움도 한껏 받는다.

특히 선배산악인들은 힘들고 어려운 산행일수록 초보회원들을 열심히
이끌어주는 전통을 갖고있다.

각종 산악장비등의 선택요령을 비롯해 안전사고및 기상이변 등에 대한
교육도 친철히 가르쳐주고 있어 동호인사이에 끈끈한 정이 흘러 넘친다.

벌써부터 연말의 산악회지 발간과 사진전, 송년산행등에 대한 계획과
기대로 뿌듯해 하고 있는 요즘, 곧 열리는 전북 진안의 운장산 정기산행을
앞두고 산으로 향하는 열정이 새봄처럼 솟아 오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