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4.11총선이후를 불안해하고 있다.

총선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정계의 대지각변동이
예상돼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서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등 주요그룹들은 앞으로 당분간 정치
논리에 의해 경제논리가 실종될 것으로 보고 총선이후 경영전략으로 기존의
투자계획을 재조정하는 한편 일반경비축소등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최근 그룹내 버블이 만연돼있다며 거품제거를
강조한 것도 재계는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정부가 선거후면 으레 그랬듯이 대기업을 여론몰이식으로
속죄양삼아 불량하도급 거래조사및 상호출자제한등 대기업정책을 대폭
강화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이는 최근들어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에게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및
독과점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직권조사권을 부여하는 등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것과도 맞물려있다.

업종전문화정책과 관련해서도 고합등 일부그룹들이 주력업체를 정부에
반납했으나 이에대해서도 비토를 당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그룹들은 이와함께 재계의 최대이슈인 개인휴대통신등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스케줄과 공기업민영화, 민자유치사업 등도 차질없이 이루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인휴대통신 사업자 선정이 자칫 정치권의 갈등과 정부정책 혼선으로
표류하거나 지연될 경우 사업권 획득을 위한 기업들간의 이전투구 현상이
장기화되는 등 재계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재계는 또 올해 노사협상의 전도도 순탄치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총 등 사용자측은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자재배치를 위해 정리해고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총 등 노조측은 이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총선이후 곧바로 대선정국이 이어지는등 선거정국이 장기화
되면서 당분간 국내투자보다는 해외투자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기업의 경영활동은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 이의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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