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출범 15주년을 맞았다.

"경제검찰"이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공정위는 이제 대기업은 물론 모든
경제주체들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강력한 기구로 부상했다.

그러나 최근 수뢰사건의 파장으로 생일날을 맞은 공정위의 감회는 여느
생일때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15년간 공정위의 변화는 말그대로 상전벽해다.

경제기획원내의 과로 출발한 것이 이제는 장관급부처로 격상됐다.

대기업그룹의 상호출자를 금지시키고 출자총액한도를 제한하는가 하면
대기업들이 타회사를 인수합병할때도 공정위를 거치도록 해 가장 ''무서운''
곳이 돼 있기도 하다.

소비자의 편익을 제한하는 관행들도 헤아리기 어려울만큼 고쳐 놓았다.

그러나 공정위의 꽃으로 불릴 정도의 요직인 독점국장의 수뢰사건은 덩치와
권한이 커진 공정위에 이에 걸맞는 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장관급 격상이 15년만의 최대 경사라면 이 사건은 최대 참사로 꼽혔을
정도다.

독점국장의 수뢰사건은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공정위를 의혹 덩어리로
보게끔 만들었다.

"공정위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얘기까지 나왔다.

따라서 최근 직원들의 정신재무장과 정기순환보직제 실시등 부정이 싹트지
못하도록 의식개혁과 제도적장치마련으로 새출발을 다지고 있다.

직원윤리규정을 만든다든지, 위원회를 거치지 않는 결정들도 위원회에
사후보고케 한다는 등의 장치를 만든 것도 그래서다.

안팎으로 혁명적인 변혁을 겪고난 공정위는 이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고객(민간)만족 행정시스템 구축"이란 내용의 업무쇄신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추진할 부위원장주관의 "CS(고객만족)추진위원회"도 만들었다.

큰 방향은 공정위의 기능을 "민간중심"으로 가져간다는 것.

일방적인 규제의 칼을 들이대는 대신 누구나 납득할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지켜 나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인호위원장은 그래서 취임초부터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라며 "앞으로 정책이나 제도개선시 고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CS운동을 통해 공정위는 <>고객에 대한 친절태도를 체질화하고 <>심판행정
및 민원처리절차를 간소화하며 <>업무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여 나갈 계획
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등 조직에 활력도 불어넣을
생각이다.

앞으로 공정위가 풀어야할 또하나의 과제는 공정거래 룰의 국제화다.

이날 기념강연에서 서울대 권오승교수가 "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대응
하기 위해 각 산업분야에 있는 경쟁제한적인 제도나 관행의 철폐가 시급
하다"고 지적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육동인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연혁 ]]]

<>1966. 7 : 공정거래법안 국회 제출
<>1975.12 : ''물가안정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공포
<>1976. 2 : 구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에 공정거래과 신설
<>1979. 6 : 공정거래정책관 신설, 격상
<>1980.12 :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공포
<>1981. 4 : 공정거래실 설치(위원장은 기획원차관 겸직)
<>1990. 4 : 공정거래실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로 개편
<>1994.12 : 국무총리산하 독립중앙행정기관으로 개편
<>1996. 3 :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격상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