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시장이 실질적인 완전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특정 대리점에서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하는 독립대리점제도의 도입으로
판매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또 재보험 자유화는 보험료 자유화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 가격경쟁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특히 미국식 보험영업방식인 독립대리점이 등장함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은
현재 영업의 주축을 이루는 전속대리점체제를 전면 개편, 보다 경쟁지향적인
영업망의 구축이 시급해졌다.

이는 상품개발및 요율책정에 부터 대리점관리에 이르는 영업전략이 대폭
수정된다는 얘기다.

재정경제원은 독립대리점 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일반및
총괄법인 대리점에만 자격을 주고 내년4월이후 총괄개인법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독립대리점으로 전환할수 있는 대리점은 복수대리점 자격을 갖춘
약 2백36개 정도다.

업계는 현재 손보 57개 생보 5등 총62개 대리점이 실제 복수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독립대리점으로 전환할 대리점은 극소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4월 총괄개인대리점에까지 자격이 확대되면 독립대리점은
크게 늘어날게 확실시된다.

작년말 현재 총괄개인대리점은 2천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세드윅 A&A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에 30여개의 개인대리점을
확보하고 있어 내년이후 독립대리점을 통한 외국계 보험사의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독립대리점은 보험료등 가입조건은 물론 수수료등에 대해서도 여러
보험사와 협상을 할수 있고 보험업무에 정통한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인력및 사업비부문에서도 그만큼 부담을 더 안게 된다.

작년말이후 삼성 현대 LG 동양화재등이 본사조직을 대수술한데 이어 동부
국제화재가 4월부터 일선영업조직의 강화를 골자로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같은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대형보험사들은 독립대리점 도입에 대비, 별도의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
미국등 외국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해 바삐
돌아가고 있다.

물론 독립대리점의 도입은 가입자 입장으로선 바람직한 면이 적지 않다.

앞으로 하나의 대리점에서 여러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수 있고 상호 비교를 통해 상품을 고를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보험대리점의 대형화를 유도, 보험시장구조를
건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점진적이긴 하나 재보험자유화도 보험사의 가격 경쟁을 유도, 가입자에게
"득"이 되고 해외재보험자와의 직접거래를 통해 선진보험기법을 익힐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대한재보험에 주로 의존해온 국내보험사들은 해외재보험자에 대한
정보와 거래기법등이 뒤떨어져 있고 보험계약을 자체인수할수 있는 담보력이
취약한 가운데 국내보험사간 과당경쟁으로 요율 덤핑현상이 일어나거나
불량 해외재보험자와의 거래로 보험금을 제대로 받을수 없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정경제원은 이를 감안 해외재보험자의 신용도등을 평가하는 가이드
라인을 제정 운영하는 보완조치를 강구했다.

"대외시장 개방에 앞서 업계 자율적으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하는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홍문신대한재보험사장의 지적도 이같은 문제를
적시한 것이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