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반적인 시중자금사정이 여유를 보인 가운데 기업들은 은행당좌
대출등 고금리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는 대신 기업어음 회사채발행등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95년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전년대비 15.2%(7조5천억원)늘어난 56조5천8백55억원에
달했다.

부문별 자금잉여규모는 개인이 16.1% 증가한 38조1천9백77억원, 정부는
23.9% 늘어난 11조7천3백65억원이었다.

해외부문에서의 잉여자금은 8조8백92억원으로 62% 늘어났다.

이들 잉여자금은 금융기관의 중개를 통해 기업의 부족자금을 메웠다.

기업의 자금부족규모는 줄어들고 개인의 잉여자금은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기업부족자금보전율은 94년 67.0%에서 지난해에는 67.5%로 0.5%포인트
높아졌다.

한은관계자는 "기업의 탈은행화가 가속화되면서 회사채발행등 직접금융방식
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은행신탁 보험 연금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자금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는 추세도 확연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작년 자금순환동향 내용을 정리한다.

<> 회사채발행등 직접금융급증 =기업들은 지난해 기업어음 회사채발행을
대폭 확대, 모두 51조1천억원을 직접금융방식으로 조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50.7% 증가한 것으로 외부자금조달중 직접금융비중도 38.1%
에서 51.0%로 급격히 높아졌다.

회사채는 주식시장침체로 기관투자가의 채권매입수요가 증가하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보이는등 발행여건이 호조를 보여 발행규모가 12조6천억원에서
15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외환.자본자유화조치로 해외차입도 늘어났으며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기업공개및 유상증자규제완화로 증가세를 보였다.

<> 고금리대출 대거상환 =기업들이 금리가 높은 당좌대출 신탁대출 투금
사대출 상환에 나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은 94년 39조6천억원에서
31조9천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따라 간접금융비중은 44.5%에서 31.8%로 낮아져 직접금융과의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 신탁.보험 급부상 =지난해 금융부문은 모두 1백34조원의 자금을 외부
에서 조달하여 1백32조9천억원을 운용, 자금조달에 대한 운용비율이 98.9%를
기록했다.

운용비율이 1백% 밑으로 떨어진 것은 84년이후 처음이다.

보험및 연금기관의 규모가 두드러지게 늘어난데 힘입어 비예금은행의 자금
조달과 운용이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3%에서 64.6%,
62.1%에서 65.9%로 높아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