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국민을 들뜨게 했던 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이제 막바지에
왔다.

바라던대로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자웅을 가리게 된 모양이다.

중요한 축구 국제대회가 열리면 느끼곤하던 생각들을 이번 대회에서도
비슷하게 느꼈기에 적어보고자 한다.

예선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겨우 비겼을 때 방송이나 신문의
평가는 냉혹했다.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맞아 선제 골을 내주고 계속 끌려다녔을 때도
캐스터와 해설자는 계속 올림픽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다행히 2대1로 역전승을 거두자 너무나 재빨리 찬사로 바뀌어
버렸다.

막판에 일방적으로 몰아부칠수 있었던 점은 상대방 1명이 퇴장당한 덕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점은 별로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3차전의 중국전, 그리고 준결승의 이라크전은 비교적 낙승을 거둔 덕분에
지금 올림픽팀에 대한 평가는 한껏 고조되어 있다.

이제 결승에서 맞붙을 일본은 전원 J리그 소속 프로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프로리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국민적 지원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킨 리그다.

필자가 우려하는 바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때 결승전 승패에 따라
코칭스탭에 대한, 우리 프로리그에 대한, 어쩌면 월드컵 유치가능성에
대한 평가까지도 극단적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점이다.

언론이든 국민이든 제발 결과에 따라 호들갑스럽게 평가를 바꾸는 일은
없어야 하겟다.

보다 근본을 따져서 우리가 잘한 것은 칭찬해 주고 우리가 부족한 것, 특히
축구 국가경쟁력의 관건인 프로리그가 활성화되어야만 실력으로 일본을
제압할수 있다는 점에 대해 반성이 잇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 화이팅!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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