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지역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어느 금융기관보다 해당지역에 대해 정통한 신협 새마을금고가 탁아소
예식장 목욕탕등 주민복지사업에 손대는가 하면 구판사업 마을환경개선등
지역사회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른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한 현장밀착경영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이
신협 마을금고의 영업전략이다.

이에 힘입어 작년말 새마을금고는 20조9,218억원, 신협은 13조1,92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신협 마을금고의 입지는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지난 2월말 현재 이들 기관의 예대율(예적금중 대출금 비율)이 70%대에
머무르고 있다.

조합원들로 부터 받은 예금중 30%가량이 본연의 업무인 대출로 나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리의 하향안정세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자산운용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현재 3년만기회사채유통수익률이 12%대에 머물러 그런대로 수지를 맞추고
있으나 향후 실세금리가 "한자릿수"로까지 떨어질 경우 역마진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새로운
변신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인근 점포와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3개의 단위금고를 통폐합한 마을금고는 올해에도 250여개의
부실점포를 타금고와 합병할 계획이다.

또 신협은 지난해에 이어 50여개의 단위점포를 추가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해 볼때 오는 2000년까지
마을금고는 2,000개, 신협은 1,300개정도가 적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월말현재 마을금고는 2,953개, 신협은 1,665개의 단위 점포가 있는
점을 감안해 볼때 앞으로 이들 기관의 점포 통폐합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신협 마을금고가 최근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바로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력 강화이다.

단위 점포에서 대출해 주고 남는 돈을 중앙조직에 넘겨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등 자산을 운용하는데 애쓰고 있다.

증시침체의 여파로 주식투자등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나 향후 유가증권
투자전략을 강화할 계획으로 있는등 수익력 증대에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에 있다.

특히 신협과 새마을금고 중앙조직은 이같은 자금운용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식등 유가증권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기능을 부여하는등 영역을 확대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신협과 마을금고의 전문인력미비등 내부적인 걸림돌을 없애지
않는한 이들 기관의 영역확대는 오히려 경영리스크만을 높이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 마을금고와 신협이 격변하는 금융시장 여건을 어떻게
적응해 나갈 지는 결국 이들 기관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