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화사회로 특징지어지는 21세기는 우리에게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세계중심국가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초석으로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혁신적인 과학기술정책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공동으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21세기에 부응하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방향을 모색해 봤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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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배순훈 < 과기자문위원 / 대우전자 회장 >
이진주 < 생기원 원장 >
안문석 < 고려대 교수 >
이원영 < 과기정책관리연 연구단장 >
서상기 < 기계연구원장 >
김형근 < 사회 / 본사 과학정보통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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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배위원께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체제의 현주소를 꼬집어
주셨습니다.

종전과는 다른 경쟁양상을 보일 21세기에 대비해 국가과학기술 정책의
틀을 새로 짜야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 이원장 =21세기는 정보통신과 생명.유전공학등 라이프사이언스를 주축
으로한 새로운 산업군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구조의 변화조류에 따라 과학기술정책은 물론 국민의식, 교육등 모든
부문에서의 쇄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안교수 =앞으로의 과학기술은 생활과 밀착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각을 달리해야 합니다.

개발대상이 아닌 행정 수단으로서의 과학기술이 강조되는 추세인 만큼
새로운 행정개념이 도입돼야 합니다.

과학기술발전에 따라 정보와 지식의 수명이 단축되는 추세에 발맞춰 교육
체제 또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을 생활과 밀착된 문화로서 뿌리를 내릴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합니다.


<> 이단장 =지난 30년을 모방의 시대로 본다면 앞으로 30년은 창조와 앞서
가는 시대로 정의될 것입니다.

기술을 우선해 왔던데서 탈피해 과학과 창조성이 강조되는 쪽으로 변화의
틀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 사회 =연구개발투자에서 민간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주도 기술개발정책의 틀을 민간자율경쟁 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야 할까요.


<> 서원장 =연구활동은 시장경제원리에 맡기고 정부간여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해야할 일은 분명히 해야겠지요.

민간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부는 물러난다면 21세기 과학기술시대에 역행
하는 것입니다.


<> 이원장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활동이 민간주도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는 기업들이 5년, 10년을 바라보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역을 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민간의 역할이 커지기는 하지만 정부가 손을 떼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민간기업의 연구열기를 더욱 부추기며 지원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른바 시장의 실패가 일어나기 쉬운 인력양성 기초연구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공기술부문의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보다 강화돼야
합니다.


<> 이단장 =과학기술 관련업무가 부처별로 산재되어 있어 과학기술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중심 국정을 운영할수 있는 시스템과 노하우가 없어요.

최고통치자가 과학기술부문의 정책우선순위를 분명히 제시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배위원 =민간투자비중이 크다고해서 정부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통부문에 대한 정부투자 확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 사회 =정부는 과학기술입국 구현을 위해 과기장관회의, 과학기술특별법
제정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기장관회의는 어떤식으로 자리매김해야 할까요.


<> 이원장 =과학기술자문회의 종합과학기술심의회등 유사한 기능의 제도및
기구와 차별화해야 합니다.

부처별 과기정책의 세부적인 조정권한은 물론 완화된 형태이더라도 예산
추천권 정도는 가져야 성과를 거둘 것입니다.


<> 안교수 =앞으로 과학기술은 삶의 질 향상과 관련, 전형적인 시장실패
요인을 줄이는데 기여해야 합니다.

대형사고가 났을 때마다 몇사람 가두는 선에서 마무리해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부처별 정책조정에 관한 심의의결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정책수행 수단으로서의 과학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에서
과기장관회의의 기능이 새롭게 부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 사회 =과학기술특별법 제정방향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 서원장 =과학기술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합니다.

물론 빠르게 결실 맺는데 필요한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장기적
인 시각에서 기술기반의 토대를 다지는데 초점을 맞춘 내용이 골자가
되어야 하겠지요.


<> 이원장 =프랑스에는 슈벤망법이 있습니다.

뒤떨어진 프랑스의 과기발전을 위해 예산을 매년 일정한 비율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과기특별법은 이런 형태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투자액중 정부비중은 94년 16%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역할을 못했다는 뜻이지요.

언젠가 25.25전략을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투자비중 정부몫이 25%는 되어야 하며 앞으로
10년간 과기예산을 매년 25%씩 늘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 안교수 =과학기술예산을 일정하게 확보할수 있도록 명문화해야 합니다.

출연연구소에 대한 기능도 명확히 언급해야 할것입니다.

장관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어 출연연구소의 조직개편이 연례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풍토에서는 연구가 제대로 될리 없습니다.

연구에는 독자성을 부여하고 감사는 일반행정기구와 다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이와관련한 조항도 삽입돼야 합니다.


<> 배위원 =앞으로의 과학기술발전은 어느쪽으로 이뤄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과기특별법은 융통성이 있어야겠지요.

예산을 일일이 어디에 쓰라고 못박으면 안됩니다.

예산지원은 늘리되 연구소가 자율적으로 쓰게해 창의성을 발휘할수 있도록
융통성있게 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활동의 폭을 제한하는 규정은 제외하고 용기를 주고 장려하는 조항들이
많이 삽입되어야 하겠지요.


<> 사회 =과학기술발전은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지요.

사회 각부문의 연계체제구축이 시급합니다.


<> 서원장 =클린턴대통령이 과학기술전략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외교와 경제력 그리고 과학기술개발을 통한 군사력이 수단이라고 말했어요.

과학기술과 국가안보는 자칫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수 있으나 이는
오산입니다.

군사력은 과학기술에서 나온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배위원 =강대국이 설정한 룰을 지키는 평화상태에서의 경제싸움에서도
나라를 지켜야 합니다.

세계무역질서안에서 싸워 이길수 있게끔 과학기술개발을 안보차원에서
다뤄야 합니다.

쌀수입은 안보에 영향을 주고 기계류수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 사회 =과학기술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겠지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고요.


<> 이단장 =우리나라 과학교육 환경은 형편없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이지요.

연구기자재도입등 목적을 한정해 기여입학제도를 선의로 운영하면
어떨지요.

각부처와 출연연구소의 중소기업기술지원을 의무화하고 중소기업이 고급
인력채용시 매칭펀드를 지원하는 특단의 조치도 강구되어야 합니다.


<> 배위원 =최신 실험장비를 갖춘 포항공대가 기자재보유 등위에서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판정기준이 되는 문교부의 기자재기준령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
이지요.

투자도 중요하지만 시류를 반영하지 못하는 관련법규들도 서둘러 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 정리=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